Home > 신학ㆍ선교 > 칼럼
세계를 홀린 배려 - 이재하 목사(마포2대교구장)

작년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씨가 올해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섰다. 그녀는 영화 ‘코다’(CODA)에서 선천적 청각장애인 아버지 역을 열연한 ‘트로이 코처’가 수상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수화까지 연습하는 열의를 보였다. 실제로 ‘트로이 코처’는 영화에서처럼 선천적 청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윤여정 씨는 남우조연상 후보 5명을 차례로 호명한 후 수상자가 기록된 봉투를 열고 수상자로 선정된 트로이 코처를 배려해 서툴지만 수어를 통해 진심을 표현한 후 수상자를 호명했다.

그리고 윤여정 씨가 등단한 트로이 코처에게 트로피를 전달한 후 다시 빼앗는 듯한 행동은 아카데미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되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그런데 곧 왜 그렇게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선천적 언어 장애인 그가 수상 소감을 수어로 할 수 있도록 트로피를 대신 들어 준 배려였다. 이를 본 참석자들 역시 박수 대신 양손을 들어 흔들어 수어로 축하했다.

배려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주일 예배 후 도망치듯 퇴장하는 성도들이 뒤에서 밀면서 나온다는 얘기를 듣는다. 간혹 연세 드신 성도들이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거나 앞을 향해 손을 내밀어 시야를 확보하려 한다. 낙상 예방을 위한 반사작용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이때 윤여정 씨의 배려처럼 어깨를 내어주고 손을 잡아주는 것은 어떨까?

물론 생각지 않게 타인의 손이 신체 일부분에 닿으면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때 어깨와 손을 내밀어 먼저 잡아주면 불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서로가 따뜻한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윤여정 씨의 작은 배려가 모든 관객과 세계를 홀린 것처럼 어깨를 잠시 내어주거나 손을 잡아주는 배려가 모두를 행복하게 하리라 본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다가와 어깨를 내어주시며 기대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넘어지려는 우리를 향해 손을 내밀어 잡아주심으로 수 없이 많이 넘어질 순간들을 피하게 하셨다. 이제 우리가 이웃을 향해 어깨가 되어주고 손을 내밀 때이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마 7:1~2).


 

기사입력 : 2022.06.19. am 09:58 (입력)
김용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