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살아 실제 섬길 일은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찌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조선 선조 때의 정치가 송강 정철의 연시조 ‘훈민가’의 일부다. 부모공경을 형편에 따라 미뤄두지 말고 바로 지금 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옛날 한 마을에 덕망 있는 어르신이 동산을 거닐다 우연히 까마귀 둥지를 살펴보게 됐다. 둥지에는 늙은 까마귀 두 마리가 몸이 허약한 채로 죽어가고 있었고 새끼 까마귀들은 그 부모를 살리기 위해 분주히 먹이를 나르는 모습이었다. 사실 부정적 이미지로 천대받는 까마귀는 부모에게 지극정성으로 효도하는 새로 알려져 있다. ‘어미를 먹이는 효도로 은혜를 갚는다’라는 뜻의 사자성어 ‘반포지효’(反哺之孝)도 여기서 유래했다. 안타깝게도 한낱 미물인 까마귀만도 못한 부끄러운 통계가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도 노인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학대는 6259건으로 전년 대비 19.4%나 증가했다. 학대유형은 정서적 신체적 학대가 대부분이고 놀랍게도 장소는 88%가 ‘가정’이었으며 주된 학대자의 44.2%가 ‘자녀’였다.
고대 로마의 작가 발레리우스 막시무스(Valerius Maximus)는 “어버이를 공경함은 으뜸가는 자연의 법칙이다”라고 말했다. 세상이 변해도 절대 변치 말아야 할 것이 부모 자식 간 정(情)일 진데 무엇이 그 천륜(天倫)조차 변질시킨 걸까? 현대 사회의 병폐가 가져온 인간성 상실의 부작용이라고 남의 일처럼 쉽게 지나치지 말자. 사람이 까마귀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 사는 것이 팍팍하고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말은 그만 멈추자. 오늘부터 한 번이라도 더 부모님을 보살피고 자주 안부를 여쭤보자.
‘부모 섬김을 자식 기르듯 하고 무릇 집이 넉넉지 못한 데 미루지 말라.’ - 명심보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