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봄꽃이 팡팡 핀다’고 표현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벚꽃이 앞다퉈 피는 모습을 보면 마치 ‘팡팡’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지금이 그 호시절이다. 장터를 떠들썩하게 하던 뻥튀기 기계의 소리만큼이나 요란스럽게도 봄꽃들이 팡팡 꽃잎을 터뜨리고 있다. 그리고 이 춘화 만개의 계절에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이란 큰 메시지 앞에 우뚝 선다.
우리 인생의 절망과 희망이 응축되었다가 수많은 간절함이 기도의 기적이 되어 봄꽃처럼 팡팡 피어나는 듯한 이 부활의 계절이면 나는 다시 김현승 시인의 시 ‘파도’의 시구를 호출한다.
“아, 여기 누가 / 죽음 위에 우리의 꽃들을 피게 하나.”
시인의 시에 대한 많은 해설을 뒤로하고 나는 “죽음 위에 우리의 꽃들을 피게” 하는 존재에 대하여 묵상한다. 고난의 십자가 그 너머에서 부활의 절대희망을 열어주신 하나님의 은총을 간절히 소망한다. 세상은 온통 이 간절한 소망들이 기도가 되어 자욱하게 겨울로 내려앉았으나 하나님은 지금 이 부활의 계절에 팡팡 봄꽃 피듯 응답하신다. 그리고 거기 누군가의 거룩한 희생이 씨앗이 되고 생명이 되었음을 말씀하신다.
이 부활의 세계는 다시 시인의 노래로 우리 안에 용해된다.
“당신은 지금 유태인의 옛 수의를 벗고 / 모든 4월의 관(棺)에서 나오십니다. //
모든 나라가 / 지금 이것을 믿습니다 / 증거로는 증거 할 수 없는 곳에 /
모든 나라의 합창은 우렁차게 / 울려납니다. //
해마다 삼월과 사월 사이의 / 훈훈한 땅들은, / 밀알 하나가 썩어서 다시 사는 기적을 / 우리에게 보여 줍니다 / 이 파릇한 새 목숨의 순(筍)으로...” (김현승의 ‘부활절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