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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무분별하게 시작되어 후회로써 끝을 맺는다 - 피타고라스 -

지난 3월 27일 미국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4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윌 스미스(W. Smith)가 질병으로 인해 탈모증을 앓고 있는 자신의 아내를 빗대 농담을 한 동료 배우 크리스 락(C. Rock)이 서 있는 시상대에 올라가 뺨을 때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윌 스미스는 이 일이 문제가 되자 다음 날 바로 사과했으나 아카데미측은 그를 징계 위원회에 회부했다. 그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제작하려던 감독과 제작사는 보류 및 취소 입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 번의 분노에 이은 폭행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결과다. 사실 ‘분노’는 강력범죄의 주요 동기이다. 경찰청이 발표한 2016년 통계에 따르면 강력범죄 40만 8036건 중 35%인 14만 5754건이 분노 범죄였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 진단도 2015년 1721명에서 2019년 2249명으로 30.7%나 증가했다.

빅토르 위고의 단편 『93년』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큰 배가 항해 도중 폭풍을 만났다. 배에 실려 있던 수송용 대포를 묶었던 쇠사슬은 큰 풍파에 끊어졌다. 대포들은 배를 파괴하며 무섭게 굴러다녔고 선원들은 결사적으로 제멋대로 굴러다니는 대포를 붙잡는다. 작가는 이 배를 인생에 비유한다. 이처럼 인간을 파괴하는 가장 무서운 적은 밖에서 오는 풍파가 아니고 바로 배 안의 대포인 미움과 원한, 무엇보다 ‘분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서 언제 어디서 폭발할지 모르는 잠재된 분노가 넘쳐나는 현재 상황.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라는 옛말이 있다. 짜증나는 일상에 화가 치밀어 오르는가? 잠시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을 세 번만 해보자.

분노는 기묘한 사용법을 가진 무기이다. 다른 무기는 인간이 사용하지만 분노란 무기는 반대로 인간을 사용한다.    - 몽테뉴 -


 

기사입력 : 2022.04.10. am 08:48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