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명수 교수는 영산 조용기 목사의 사상적 근원을 미국 오순절 은사운동과 1907년 평양대부흥으로부터 시작된 한국 성령운동에서 찾는다("한국교회사의 전통에서 본 조용기 목사의 오중복음", 266~267). 사역 초기부터 조용기 목사는 세계오순절운동 관계자들과 밀접하게 동역해왔기에 그의 사상과 신학이 미국 오순절운동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된다.
그렇다면 조용기 목사의 사상은 어떤 의미에서 한국교회의 성령운동과 맥이 닿아있는 것일까? 박명수 교수는 1907년 평양대부흥이 '한국의 오순절'이라고 불리웠다는 점, 길선주 목사에 의해 재림의 복음이 강조되었고 김익두 목사에 의해 신유의 복음이 강조되었다는 점, 조용기 목사의 오순절운동이 한국에 알려지기 전에도 이미 한국교회에는 '성령침례', '오순절', '순복음'과 같은 용어들이 널리 사용되어왔다는 점 등을 들어 조용기 목사가 한국교회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았다고 주장한다.
조용기 목사는 이런 전통과 유산을 자양분으로 삼아 자신만의 독특한 신학을 정립했다. 그 신학의 핵심이 바로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이다. 오중복음은 중생의 복음, 성령 충만의 복음, 신유의 복음, 축복의 복음, 재림의 복음이다. 조용기 목사는 복음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기쁜 소식"으로 이해한다(조용기, 『오중복음과 삼중축복』, 35). 이 복음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것이 요한복음 3장 16절의 말씀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조용기 목사는 이 말씀의 의미를 네 가지로 이해했다. 첫째,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시는 좋으신 사랑의 하나님이시라는 것. 둘째, 모든 인간은 죄인이며 그 죄로 인해 현세에서는 가난과 질병과 저주와 죽음을 겪게 되고 내세에서는 지옥불의 심판을 받게 되는 절망적인 존재라는 것. 셋째, 사랑의 하나님은 죄의 결과로 영원히 멸망 받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위해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셔서 그들을 대신해 죽게 하셨다는 것. 넷째, 인간은 누구든지 죄인을 대신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으면 영생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오중복음과 삼중축복』, 35~36). 조용기 목사의 오중복음이 특별한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선포된 하나님의 구원의 복음을 다섯 가지 측면에서 이해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오중복음은 조용기 목사의 목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가장 먼저 '설교 철학'으로 작용했다. "저는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할 때 철저히 성경 중심, 예수 그리스도 중심, 십자가 대속 중심의 기반을 가지고 설교합니다. 그것에서 제가 추출한 도식을 '오중복음'이라 합니다. 저는 십자가를 통한 오중복음을 저의 설교의 가장 중심적인 베이스로 삼고 이 위에 모든 것을 형성해나갑니다."(조용기, 『나는 이렇게 설교한다』, 129). 또한 오중복음은 조용기 목사의 '목회 철학'이기도 했다(임형근, "목회적 관점에서 본 영산의 오중복음 이해", 77~78).
오중복음은 사색의 결과로 나온 것이 아니다. 그것은 철저히 조용기 목사의 인간 이해와 목회 현장의 체험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인간을 절대 절망의 존재로 보았다. 절망적인 존재로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이 복음을 통해 사람들은 구원을 얻고 성령으로 충만하며, 병 고침을 경험하고 복을 받아 누리며 천국을 소망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영산에게 오중복음은 제자 교육을 위한 원리이기도 했다(임형근, "목회적 관점에서 본 영산의 오중복음 이해", 78~79). 오중복음은 우리가 믿어야 할 신앙의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영산은 오중복음을 통해 성도들에게 신앙의 내용과 신앙인으로서 가져야 할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가르쳤다.
오중복음이 신앙을 위한 이론과 교리를 제공한다면 삼중축복은 그와 같은 이론과 교리를 삶에서 실천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삼중축복은 복음을 통해 전인 구원을 경험한 사람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축복이다. 하나님은 예수님을 통해 인간의 영혼만을 구원하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 전체와 육체까지도 구원하셨다. 전인 구원이야말로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말미암은 완전한 구원의 목적이며 성경의 근본적인 뜻이다"(조용기, 『오중복음과 삼중축복』, 251). 요한삼서 1장 2절이 삼중축복의 내용을 잘 요약해준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삼중축복은 인간의 조상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 앞에 범죄함으로써 삼중 타락에 빠졌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첫째, 영적 죽음이다. 인간은 하나님 앞에 범죄함으로 생명의 근원 되신 하나님과 단절되었고 영적으로 죽은 존재가 되고 말았다. 이제 인간은 더 이상 하나님과 교제할 수 없고 하나님에 대해서도 알 수 없게 되었다. 둘째, 환경적 저주이다. 인간의 범죄로 인해 인간 자신뿐만 아니라 인간을 둘러싼 물질세계 역시 저주 아래 놓이고 말았다(창 3:19). 셋째, 육체적 죽음이다. 인간의 범죄는 인간의 영을 죽게 했을 뿐 아니라 육체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삼중 타락으로 하나님의 저주 아래 놓인 인간은 결국 죽어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좋으신 하나님은 예수님을 통해 인간의 죄의 문제를 해결해주셨고 이를 통해 영혼의 구원, 환경의 구원, 육체의 구원이라는 삼중구원을 허락해주셨다. 이제 인간의 삶에 하나님의 삼중의 축복이 임하게 된 것이다.
영산의 삼중축복 신학은 그의 목회 현장에서 다양하게 영향력을 발휘했다. 특히 그의 성경 해석과 설교는 철저히 삼중축복이라는 틀을 통해 행해졌다(조용기, 『삼박자 구원』, 19). 삼중축복은 앞서 살펴본 대로 '인간의 타락-예수님을 통한 인간의 구원-구원 이후의 축복'이라는 구조를 갖고 있다. 영산은 이런 구조에 따라 성경을 '타락-구원-축복'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했고 설교에서도 동일한 관점으로 설교했다. 영산은 자신의 설교를 통해 언제나 타락한 인간의 모습,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구원받을 수 없는 존재로서 인간의 실존을 언급했고 이어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이 값없이 주시는 구원의 은혜를 선포한 뒤, 구원받은 사람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영적, 환경적, 육체적 축복을 선포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영산 신학의 핵심인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은 사변적인 신학 이론이 아니라 철저히 영산이 목회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 깨달은 목회 원리였다.
국제신학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