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 베풀고 선을 행하는 ‘온유함’이 바로 진정한 사랑

성령 충만을 통해 일어나는 역동적인 은사들은 교회에 ‘덕’(德)을 끼칠 때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드러낸다.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은 바로 그 아름다운 ‘성령의 열매’에 대해 언급한다. 성령의 열매 중 그 첫 번째는 바로 ‘사랑’이다.

‘사랑장’(章)으로 잘 알려진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은 오래 참고”에 이어 “사랑은 온유하며”라고 기록한다(고전 13:4). ‘온유하다’로 번역된 헬라어 ‘크레스튜오마이’는 ‘인자하다’와 ‘친절하다’를 의미하는 ‘크레스토스’(chrestos)의 동족어다. 여기서 ‘온유하다’는 영어의 ‘Kind’와 같은 의미로서 친절을 베풀어 선을 행함을 의미한다. 우리는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의 은혜로우심과 인자하심을 본받아 누구에게라도 친절을 베풀고 선대 해야 한다(마 5:44). 그런 의미에서 ‘온유’는 ‘오래 참음’보다도 더 적극적이며 실천적이다. 악을 악으로 갚지 않는 것은 오래 참음이다.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악을 선으로 갚고 이겨내는 것은 온유이다(롬 12:17~21).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온유의 본을 보이셨다. 주님은 십자가의 고통 중에도 자신을 핍박했던 이들을 위해 “아버지, 저들을 사해 주옵소서. 자기들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기도하셨다. 스데반은 이런 온유하심을 본받았다. 그는 돌에 맞아 순교하면서도 자기를 돌로 치는 자들을 위해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라고 기도했다. 그 순간 그의 얼굴은 천사처럼 환하게 빛났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온유의 모습이다. 고린도 교회의 성도들은 온유함이 부족했다. 그 결과 그들은 파당을 지어 서로에게 배타적이고 이기적이며 텃새도 심했다. 사도 바울은 이들에게 서로에게 친절을 베풀고 선을 행하는 ‘온유함’이 바로 진정한 사랑이라고 일깨웠다.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 연주회가 열렸다. 그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가난한 무명의 지휘자였다. 그는 열과 성을 다해서 지휘했다. 한참 팔을 힘차게 흔들다 보니 낡은 예복이 견디지 못하고 찢어졌고 한 곡이 끝났을 때는 도무지 그 옷을 입고 지휘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예복을 벗고 셔츠 차림으로 다음 무대에 섰다. 그 모습을 보는 관객 중에는 눈살을 찌푸리고 킬킬거리며 비웃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맨 앞줄에 앉은 귀족 한 사람이 말없이 자기의 웃옷을 벗었다. 그를 보면서 옆에 있는 이들도 한 사람 두 사람 웃옷을 벗었고 이어서 함께 연주하던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다 같이 예복을 벗었다. 결국 모든 사람이 웃옷을 벗고 셔츠 차림이었다. 그날 연주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감동적으로 끝나게 됐다.

다른 사람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그것을 지적하고 비난하지 말자. 사랑으로 감싸줄 수 있는 여유와 존중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 실수하고 잘못했을 때 그것을 비난하거나 지적하지 말고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친절히 선행을 베풀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온유이며, 친절하게 선을 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다.

김에녹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