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긍휼러’라는 말이 있다. ‘전문적’이라는 뜻의 ‘프로’와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접미사 ‘er’ 사이에 한글 단어를 넣어 만든 신조어가 유행이다. 예컨대 매사에 불평이 가득한 사람을 ‘프로불편러’, 잔소리가 매우 심한 사람을 ‘프로참견러’라고 부르는 식이다.

그렇다면 크리스천들은 어떤 신조어로 불리면 좋을까? ‘프로긍휼러’라고 불려지면 어떨까? 마태복음 8장에서 한 백부장이 예수님을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 “예수님, 말씀만 하시면 중풍병이 나을 수 있습니다.” 이 고백으로 인해 예수님으로부터 큰 믿음의 소유자라는 극찬을 받는다. 그렇게 본문은 이 백부장의 큰 믿음을 강조한다. 그런데 최근에 본문을 묵상하는 중에 예전에는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대목을 발견하게 됐다. “주여 내 하인이 중풍병으로 집에 누워 몹시 괴로워하나이다”(마 8:6). ‘잠깐만, 누구의 중풍병이라고? 자신이나 가족이 아닌 하인의 병을 위해 예수님께 간구했다고?’

그는 자신을 위해서도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도 아닌 고작(?) 하인을 위해서 예수님께 간구한 것이다. 당시 관습에 의하면 하인이 병들면 그냥 버리면 된다. 다른 하인을 구하면 된다. 하인이 아프거나 말거나, 죽거나 말거나 상관 안 해도 된다. 그런데 이 사람은 얼마든지 무시해도 되는 일개 하인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불쌍히 여기며 고쳐주려고 애썼다.

이 백부장은 큰 믿음과 아울러 놀라운 긍휼의 소유자, 즉 ‘프로긍휼러’였던 것이다. 복음서를 통틀어 예수님께 나아와 치료를 간구한 자들 중 자신이나 가족이 아닌 하인을 위해 간구한 자는 이 백부장이 유일하다.

하나님은 이 백부장처럼 누군가를 긍휼히 여기고 자비를 베푸는 ‘프로긍휼러’들에게 복을 주신다. 이방인 최초로 성령 충만을 경험한 고넬료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축복을 받은 도르가도 모두 평상시에 긍휼을 넘치게 베풀었던 ‘프로긍휼러’들이었다. 예수님께서도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라고 말씀하시며 ‘프로긍휼러’들에게 복이 있을 것을 약속하셨다.

또한 긍휼(자비)은 성령의 열매 가운데 하나이다. 성령 충만한 크리스천이라면 마땅히 ‘프로긍휼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긍휼은 전도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지옥 가는 영혼, 고난 당하는 이웃을 진정으로 불쌍히 여기는 ‘프로긍휼러’가 될 때 온전한 전도가 가능하다.

올해 이영훈 목사님이 가장 강조하시는 두 가지가 성령 충만과 전도이다. 긍휼은 성령 충만의 열매이자 전도의 원동력이다. 순복음의 성도라면 반드시 훈련하고 실천해야만 할 것이다. 올해 우리 모두 ‘프로긍휼러’들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