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뇨 진단을 받게 된 건 고등학교 3학년 무렵이었다. 당뇨를 유전으로 알아 가족력을 확인해 봤지만 친가나 외가 누구도 당뇨를 앓는 이가 없어 청천벽력 같았다. 신앙심이 깊은 엄마는 “기도를 시키시려고 이런 일이 일어났나 보다. 함께 기도하자”고 용기를 주셨다.

사실 당뇨 진단을 받기 전 나는 대학에 가면 신나게 놀 생각뿐이었다.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고등학교 때까지 찬양부, 그것도 임원으로 열심히 봉사를 해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당뇨로 꼼짝없이 주님만을 의지하며 기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당뇨가 시작되면서 생리까지 멈췄는데 그 기간이 무려 10년이나 됐다. 감사하게도 결혼 전 다시 생리가 시작되었고 2010년 첫 아이를 임신을 하게 됐다.

문제는 당뇨였다. 산모 중 임신성 당뇨가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나는 애초부터 당뇨가 있어 매사가 조심스러웠다. 잘 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부작용으로 몸이 붓기 시작하더니 물을 거의 먹지 않아도 음식에 있는 수분 때문에 말랐던 몸이 79㎏까지 불어났다. 남편(전응석 집사)은 이런 나를 살뜰하게 돌봐주고 같이 교회에 다니면서 나사렛찬양대 봉사까지 했다.

하지만 임신 8개월 때 내 심장과 폐에 물이 차올라 의사는 “이대로 가다간 산모, 아이 모두 위험하다”며 조기 출산을 권유했다. 위험 상황을 파악하고 태아 폐성숙 주사를 미리 맞아놨으니 참 다행이었다. 출산과 동시에 심장에 찬 물을 빼내는 수술이 함께 진행됐는데 이뇨제 사용으로 일주일 새 체중이 30㎏이나 감량 됐다.

2011년 3월 1.8㎏ 미숙아로 태어난 딸은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 딸은 심장에 구멍이 있었고 인큐베이터에 있는 동안 수혈을 받아야 했다. 또 안구 검사까지 받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건강해져 한 달 만에 인큐베이터에서 나왔다. 심장 구멍도 저절로 막혔다.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딸이 고마웠다.

오랜 시간 함께 봉사하며 첫 아이의 임신과 출산을 두고 ‘기적’이라 말했던 나사렛찬양대원들의 중보기도가 큰 위로와 힘이 됐다.

더 감사한 건 연이어 둘째를 임신하게 됐는데 당뇨 조절에 더 각별히 신경 써 아들은 임신 38주를 채우고 3㎏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윤택하심을 의미하는 ‘하은’ ‘하윤’이는 올해 초등학교 5학년과 4학년이 된다. 둘 다 교회학교 찬양반에서 봉사하며 가정예배 또한 열심이다.

나의 신앙이 더욱 성숙하고 자녀 또한 믿음 안에서 잘 자랄 수 있었던 데에는 부모님(허동진 공로장로, 이순덕 권사)의 영향이 컸다. 특히 엄마는 두 살 터울인 언니와 나를 어릴 적부터 기도원에 데리고 다니시며 금식기도를 하시고 금요 철야예배 또한 빠지지 않으셨다. 그런 신앙 열정을 보면서 자란 까닭에 나는 어떤 고난이 닥쳐도 기도와 찬양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당뇨가 완전히 치유된 것을 꿈꾸고 믿으며 계속 기도하고 있다.

남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새벽 제단을 쌓으며 하나님이 새 길을 열어주시길 간구하고 있는데 하나님이 남편을 예비 된 길로 인도해주실 것 또한 확신하며 기도하고 있다. 우리의 모든 간증이 오직 하나님만 높여드리길 간절히 소원한다.  

정리=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