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을 사는 수많은 사람들은 상실과 고통을 경험한다. 우리는 매일 “주여, 왜!”라고 절규하는 사람들을 목격한다. 2022년을 시작하면서 한국전력 하청업체 소속인 38세의 김다운 씨는 혼자 전봇대에서 작업하다 특고압 전류에 감전돼 숨졌다. 그가 올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란 사실에 가슴 먹먹하다.
이웃의 절규는 나의, 우리의 절규가 될 수 있다. 김다운 씨 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각양각색의 상실로 인해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 깊디깊은 아픔은 어떠한 위로나 영적인 권면으로도 달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상실을 넘어선 ‘어떤 것’이 필요하다. 그 어떤 것은 오직 생명의 주관자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올 수 있다.
예수님은 애통하는 자가 복되다고 말씀하셨다. 문자적으론 역설이다. 그럼에도 상실을 피하지 않고 온전히 들여다보는 법을 배우는 사람이야말로 상실을 통해 ‘뜻밖의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수님의 말씀은 더 이상 역설이 아니다.
지난 9일 세상을 떠난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역시 아들을 잃은 슬픔에 함몰되지 않았다. 고인은 개인적 고통을 지독한 장애물에서 민주화운동 및 인권운동이라는 새로운 기회로 바꿈으로써 사회의 진보에 기여했다. 상실과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에라야 어느 날, “나의 슬픔이 변하여 춤이 되게 하신다”라고 한 시편 기자와 같은 고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여러 종류의 상실로 힘들어하는 분들의 슬픔이 춤으로 변해지길 소망한다.
이태형(기록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