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계 22:20~21)
이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시간의 흐름을 따라 흐른다. 그 시간은 언젠가는 끝에 다다를 것이다. 시간의 끝에 이르렀을 때 세상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시간의 끝, 즉 종말의 때에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될까? 요한계시록에 그 해답이 담겨있다.
요한계시록의 저자, 배경, 구조
요한계시록의 저자는 사도 요한이다(1:1~2). 사도 요한은 주후 90년경 로마의 도미티아누스 황제 시절 정치범수용소인 밧모섬에 유배를 가게 되는데 이때 요한계시록을 기록했다. 도미티아누스는 황제숭배를 로마 전역에 강요했던 군주로 자신을 신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차 없이 형벌을 가했다. 오직 예수님만을 구주로 고백했던 그리스도인들은 당시 대대적인 박해에 시달렸고 많은 이들이 순교를 당하거나 유배를 갔다. 요한계시록은 그리스도인이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켜야 했던 공포의 시대에 기록되었던 것이다.
요한계시록 1~3장에는 요한이 주님께 계시를 받아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기록되어있다. 일곱 교회를 향한 메시지의 공통점은 예수님께만 충성을 바치라는 것이다. 4~11장은 세상을 향한 심판의 메시지인 일곱 인과 일곱 나팔에 대한 예언이 기록되어 있다. 12~19장은 예수님의 승리와 사탄의 패배가 기록되어 있다. 20~22장은 천년왕국의 시작과 사탄의 완전한 패망,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의 도래가 기록되어 있다.
요한계시록의 장르
요한계시록은 편지이다(1:4). 요한계시록은 사도 요한이 주님께 말씀을 받아 기록한 내용을 소아시아 일곱 교회에게 보낸 편지이다. 편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신자들이 있고, 발신자인 사도 요한의 구체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요한계시록은 예언이다(1:3, 22:7). 예언은 앞으로 벌어질 일을 전하는 말이다. 신약성경에서 요한계시록만큼 앞으로 벌어질 일을 길고 자세하게 다룬 책은 없다.
요한계시록은 묵시이다(1:1). 묵시도 예언처럼 앞으로 벌어질 일을 말하지만, 예언과 구별되는 점은 예언이 ‘현재의 세상’이 변화될 것을 전한다면, 묵시는 ‘현재의 세상’이 지나가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올 것임을 전한다는 것이다. 묵시의 중심에는 예수님의 재림이 있다. 예수님의 재림과 함께 지금의 세상이 끝나고 새로운 세상, 즉 하나님 나라가 도래한다는 것이 기독교 묵시의 핵심 주제이다.
요한계시록을 볼 때 유념할 점
요한계시록을 하나님의 뜻에 완전히 부합하게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징으로 가득 채워진 이 어려운 책을 해석함에 있어서 무엇을 유념해야 하는지 살펴보는 일은 가능하다.
첫째, 요한계시록을 역사의 사건이 차례대로 기록된 책으로만 여기지 않는다. 요한계시록이 역사에 벌어질 일들을 순차적으로 기록한 책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러한 주장이 틀렸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독교적 역사관에서는 ‘역사 속에 펼쳐질 구체적인 사건들을 알아가는 것’보다 ‘예수님이 초림하심으로 역사 속에 하나님 나라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요한계시록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역사 속에 일어날 일을 알려 하기보다 예수님이 구원을 완성하심으로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시작됐다는 확신을 품고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소망해야 할 것이다.
둘째, 요한계시록은 초대교회 성도들을 향한 편지임을 기억한다. 혹자들은 요한계시록을 현대에 있을 일을 암호화하여 기록한 책처럼 여긴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는 요한계시록은 초대교회 성도들을 위로하기 위한 편지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만약 요한계시록이 ‘현대’에 있을 사건을 암호화한 책이라면 목숨을 걸고 신앙생활 했던 ‘2000년 전’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이 책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요한계시록을 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책이 처음 쓰였을 때의 목적을 살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요한계시록의 교훈
시대정신에 고개 숙이지 말라
요한계시록이 쓰일 당시 로마제국은 다신교 문화가 시대정신을 지배했으며 이 같은 풍조에 편승하지 않으면 큰 손해가 따랐다. 사회적으로 소외됐으며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심지어 ‘다신’(多神) 중 하나인 로마의 황제를 숭배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유일하신 예수님만을 섬겨야 하는 그리스도인이 이 같은 시대정신을 따를 수는 없었다.
요한계시록은 다신교라는 반기독교적 시대정신에 휩쓸릴 위험에 놓인 성도들에게 유일하신 예수님만을 따르라고 말씀한다(14:4).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충성을 바친 성도에게는 ‘생명의 관’이 수여될 것이다(2:10).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기독교적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 시대정신을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두려워 말고 소망하라
그리스도인들에게 요한계시록은 두려움을 유발하는 책이 아니다. 왜냐하면 요한계시록은 우리 구주 예수님이 승리하실 것임을 말씀하는 책이며, 우리가 받을 구원과 우리가 입성할 하나님 나라를 예언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요한계시록은 위로의 책이고, 사랑의 책이며, 소망의 책이다. 요한계시록 중간 중간에 기록된 천상에서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찬양은 우리에게 하늘의 감격을 선사하고 결미에 기록된 새 하늘과 새 땅의 도래는 우리로 하여금 소망을 품도록 해준다.
요한계시록을 읽는 우리, 그리스도 안에 속한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은 무엇일까? 세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의 끝 날에 도래할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것이다. <끝>
국제신학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