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동안 시한부 환우 섬기며 복음 전해

나는 아내 이선숙 권사의 권유로 1989년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다녔다. 오랜 시간 교회를 다녔던 내가 하나님을 향한 진정한 믿음을 갖게 된 것은 10여 년 전이었다. 아내는 2004년 여의도순복음교회 순복음 호스피스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호스피스 환우들을 돌보고 돌아온 날이면 아내는 항상 내게 함께 봉사를 하자고 권유했다. 나는 아내의 3년 간의 설득 끝에 2007년 순복음 호스피스에 등록해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호스피스 정규교육을 졸업하고 봉사를 시작할 무렵 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어느 날부터 가만히 있어도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아내와 함께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병원에서는 심혈관질환 협심증인데 심해지면 심근경색까지 의심해 봐야 한다며 정밀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생각지도 못한 질병에 나는 당황했지만 아내와 함께 대수술 없이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검사결과를 기다렸다. 검사결과 다행히 약물치료와 좁아진 동맥을 넓히는 관상동맥 중재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의사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라 늘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시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나는 1년 동안 재활기간을 가져야했다. 오랜 시간 재활로 인해 심신이 지쳐 우울감에 빠져있었던 나는 교회를 다니는 것조차 힘들었고 교회 봉사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때 호스피스에서 봉사하던 임석순 장로님이 나를 찾아와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으니 함께 호스피스 봉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나는 혹여 병이 재발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했지만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섬기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만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호스피스 봉사를 결심했다.

호스피스 환우들의 목욕을 돕는 일과 말벗이 되어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들을 위해 헌신할수록 하나님께서는 내 안에 평안을 주셨다. 환우들 중 일부는 예수님을 믿지 않겠다고 완강하게 거부하기도 했지만 나는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사명감을 가지고 힘써 복음을 전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지금까지 호스피스에서 봉사를 하면서 놀라운 기적을 경험했다. 심혈관질환 협심증 시술 이후 단 한 번도 재발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건강이 회복된 것이다. 할렐루야!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10월에는 국립암센터와 중앙호스피스센터로부터 호스피스 완화의료 우수 봉사상을 받았다. 국내 13개 기관에서 30명의 자원봉사자를 선정했는데 여기에 포함된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사용하신 하나님께 이 모든 영광 올려드린다. 이 땅에 인간의 몸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값없는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해주셨다.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호스피스 환우들에게 전달하는 삶으로 쓰임 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 하루 속히 코로나19가 종식 돼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그날까지 열심히 환우들을 섬기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  

정리=금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