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1000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식사 한 끼, 커피 한 잔을 마시려고 해도 1000원이 훌쩍 넘습니다. 그러나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에 가면 1000원으로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해 뜨는 식당’입니다. 3가지 반찬과 국, 그리고 정성이 가득 담긴 밥 한 그릇. 이렇게 차려진 식사가 1000원입니다. 고 김선자 씨가 처음 문을 열었던 식당을 김 씨의 딸인 김윤경 씨가 2010년부터 운영해오면서 가격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 식당을 ‘천원식당’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끼니를 잇기 어려운 독거노인이나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이 식당은 한 끼의 행복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윤경 씨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힘들어도 식당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분들이 계시기에 오늘도 문을 엽니다. 어떤 어르신은 ‘이 식당이 있어서 내가 밥을 먹지’라며 고마워하십니다.”
물론 식당을 운영하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김윤경 씨는 식당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보험회사에서도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윤경 씨가 식당 문을 닫지 않는 이유는 어머니의 마지막 부탁 때문입니다. 암 투병 끝에 2015년 세상을 떠나실 때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식당을 운영해달라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윤경 씨는 지금도 이른 아침부터 식당 문을 열고 식사를 준비합니다.
최근 이 식당에 기쁜 일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식당 운영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분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온 것입니다. 직접 식당에 찾아오셔서 내부 대청소를 해주시는 분, 20㎏ 쌀 100포대를 후원해주시는 분, 각종 음식 재료를 보내주시는 분, 김치냉장고를 기증해주시는 분 등 많은 분이 식당 운영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김선자, 김윤경 모녀의 사랑 나눔이 또 다른 사랑의 나눔을 낳은 것입니다.
2021년도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 되돌아보면 올해도 어렵고 힘든 한 해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한 해였고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답답한 한 해였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오직 나만을 생각하며 한 해를 보낸 것은 아닌지 자문해봅시다. 나의 가족, 나의 직장, 나의 미래, 나의 건강을 걱정하고 더 가지고 더 움켜쥐려고만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봅시다. 그러나 진정한 마음의 평안과 기쁨은 더 가짐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깁니다.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랑의 식사를 짓는 김윤경 씨와 같이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한 번 더 생각하는 연말이 되면 좋겠습니다. 적을지라도 그분들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사랑의 마음과 섬김의 손길과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눌 때 이 세상은 더 밝고 더 따뜻한 곳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작은 나눔이 또 다른 사랑의 나눔을 낳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