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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사람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다. 삶의 의미, 곧 살아야 할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떤 시련과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 삶의 시련과 역경에 쉽게 굴복하거나 일상의 무기력감과 공허감을 호소하는 까닭은 살아야 할 이유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이 1만3195명인데 교통사고로 숨을 거둔 3079명의 4배가 넘는다.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특히 20대 사망 원인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생명인데 왜 그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해야 했을까? 삶의 의미를 상실한 탓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성경 말씀에서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왜냐하면 성경은 우리에게 삶을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자 변하지 않는 진리이기 때문이다.

1. 택함 받은 존재

우리는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존재들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을 사랑한 것도 아니다. 주님은 요한복음 15장 16절에서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라고 말씀하셨고, 요한일서 4장 10절에는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하나님의 소유가 됐다는 것이다. 베드로 사도는 우리의 새로운 정체성에 대해 ‘그의 소유가 된 백성’(벧전 2:9)이라고 말했는데, ‘소유’로 번역된 헬라어 원어는 ‘왕의 보물창고’를 뜻한다. 즉 하나님의 선택을 받아 하나님의 소유가 된 우리는 하나님의 보물창고라는 말이다. 5만원짜리 지폐가 아무리 구겨져도 5만원이라는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세상에서 아무리 심한 환난과 박해, 시련과 역경을 만나 인생이 구겨지는 것 같아도 우리가 가진 하나님의 보물창고라는 가치는 소실되지 않는다.

2.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 부모의 마음으로 생각해 보자.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것이 많겠지만 부모에게 가장 귀한 것은 자녀의 생명이다. 부모에게 자녀의 생명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자녀의 재능, 학벌, 직업도 자녀가 살아 있어야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 자체가 권세다. 요한복음 1장 12절은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라고 말씀한다. 따라서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고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탄이 예수님을 시험할 때 장면을 보자. 3가지 시험 가운데 2가지 시험에 공통적인 전제가 있었는데 바로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어든”이라는 말이었다(마 4:3, 6). 이는 돌들로 떡덩이를 만들고 성전 꼭대기에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 것을 통해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증명해 보라는 유혹이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드는 순간 하나님과의 관계에 균열이 생길 것을 사탄이 노린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 된 정체성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존재는 존재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어떤 기적이나 조건을 통해 증명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3. 사명의 힘

하나님은 우리를 그의 소유된 백성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실 때 이유 없이 선택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성취할 구속사적 사명이 있기에 부르신 것이다. 베드로의 경우를 보자. 주님이 베드로를 부르실 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갈릴리의 어부로 평생을 살아온 촌부인 그에게 평생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세계가 펼쳐진 것이고 그는 즉시 반응했다. 더욱이 부활하신 예수님은 십자가 고난을 당하시는 예수님을 철저히 외면했던 베드로를 찾아가셔서 사명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셨다. 한 인간에게 사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훗날 베드로는 그 사명을 이루고자 환난과 박해를 이겨내는 것은 물론이고 순교의 자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명의 힘이란 이토록 놀라운 것이다. 빌립보서 1장 6절은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라고 말씀한다. 사명을 붙잡는 것은 주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이지만 결국 우리 삶을 이끌어 가는 것은 주님이 주신 사명의 힘이다.

우리는 하나님께 택함 받은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들이다. 하나님은 하나님께 속한 자들에게 구속사의 성취를 위한 사명을 반드시 주신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인생의 부귀영화에만 마음을 두면 삶의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는 것은 고사하고 삶이 쇠잔해졌을 때 폭풍처럼 밀려오는 무기력감과 공허감에 함몰될 것이다. 추수감사절을 한 주 앞두고 있다. 올 한 해를 돌아볼 때 삶의 무의미를 호소하며 하루하루 허덕이듯 살았는지 아니면 사명감을 불태우며 생명력 있게 살았는지 돌아보자.

오정섭 목사(국제신학연구원 신학연구소)

 

기사입력 : 2021.11.12. pm 16:11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