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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장막절 … 영원한 나라를 기대하며

성경에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꼭 지키라고 명령하신 절기가 있다 유월절, 오순절 그리고 초막절(장막절)이다. 히브리어로 각각 페싸흐, 샤부옷 그리고 수콧이라고 한다.

각 절기는 하나님이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을 만나러 오라고 명령하셨고, 이스라엘 국가가 망하기 전 하나님의 성전이 굳건히 서 있을 당시 해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만나러 성전으로  몰려왔다. 그 후에 이스라엘 국가가 멸망하고 포로기를 거치고 난 후 이스라엘 백성은 빈약한 성전에서 절기를 지키며 영광의 날들을 그리워했다.

1세기 때 예수님이 오셨을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화려한 성전이 있었다. 헤롯대왕이 지은 아름다운 제2성전이 있었고 다시금 절기를 지킬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 역시 로마에 의해 무너지고 난 후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성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여전히 이스라엘은 성전 없이 절기를 보내고 있다. 이후 유대인들에게 성전 재건은 오랜 숙원 사업처럼 계속 여겨져 왔다.

해마다 절기가 되면 전 세계에서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기독교인들까지도 이스라엘과 예루살렘으로 찾아온다. 그중에서도 장막절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절기이다. 이스라엘 방문객 통계를 보면 장막절 기간에 가장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막절 기간 동안에는 호텔을 예약하기가 가장 어렵다. 보통은 장막절이 끝날 때쯤 다음해 장막절을 위한 호텔 예약전쟁이 일어날 만큼 이 기간은 일 년 중 가장 바쁘고 붐비는 기간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가까이 이스라엘의 절기는 고요했다. 방문자도 없이 쓸쓸하기만 했다. 가족 간의 왕래도 제한되고 약소하게 절기를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 현실은 유대인들과 이스라엘을 사모하는 이들에게 너무나 슬픈 시간이었다.

필자도 이스라엘에서 지내며 이렇게까지 조용한 절기를 겪어본 적이 없다. 지난해 장막절, 수많은 종교 유대인들은 슬픈 얼굴로 마스크를 쓰고 칸막이로 나뉜 서쪽 벽 기도광장을 찾았다. 제한된 인원밖에 허용되지 않은 서쪽 벽 광장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마스크를 쓴 종교유대인들과 방역복을 입은 방역관계자들이 지나쳐 가는 모습 속에서 절기의 풍성함과 즐거움은 없고 방문자가 없는 서쪽 벽은 한없이 슬퍼 보이기도 했다.

2년 가까이 지속된 팬데믹 상황은 절기에 대한 의미와 현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성경을 보면서 장막절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장막절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광야의 시절을 기억하게 하면서 그들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신 것을 기억하게 하는 절기였다. 한해의 소산을 하나님께 드리며 그들 가운데 있는 소외된 자들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풍성함을 나누는 절기로 지키게 하셨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 절기를 자신들의 풍성함의 잔치로 만들었고 하나님은 그런 그들의 교만함에 심판을 하셨다.

현대 이스라엘 국가가 세워지기 전에도 많은 순례객들이 이스라엘을 찾았지만 절기에 대한 화려함은 없었다. 그러나 현대 이스라엘 국가가 탄생하면서 이스라엘 땅에서 지켜지는 절기에 대한 기대감과 성취감이 고조되었다. 특히 장막절은 가장 화려한 절기로 매년 해외에서 많은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특히 많은 기독교인들이 찾아왔다. ICEJ라는 단체에서는 매년 초막절 행사를 치러왔다. 수천 명의 순례객들이 찾아와 함께 광야와 갈릴리 호수에서 예배하고 또 함께 예루살렘을 행진하면서 초막절을 기념해 왔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그런 축제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다행히도 이스라엘 내 백신 보급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이스라엘은 다시 절기를 지키기 위해 기지개를 펴고 있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이스라엘을 보면서 전 세계가 활기를 되찾아 가길 기대해 본다.

장막절은 광야 생활을 기억함과 동시에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소망하는 절기이다. 우리의 풍성함을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진정한 하나님의 풍성함을 나누는 절기이다.

올해는 한국의 추석과 초막절 기간이 딱 맞아 떨어졌다. 한 해의 추수를 감사하는 절기인 추석과 한 해의 풍성함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영원한 나라의 소망을 기대하는 절기인 초막절의 만남.

이 땅에 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어려운 시기에 하나님의 풍성함과 주님의 나라가 하루 빨리 이 땅에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김요셉 목사


 

기사입력 : 2021.10.17. am 10:01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