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제외하면 기독교와 하나님에 대해 정확히 표현할 수 없어

성령 충만을 통해 일어나는 역동적인 은사들은 교회에 ‘덕’(德)을 끼칠 때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드러낸다.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은 바로 그 아름다운 ‘성령의 열매’에 대해 언급한다. 성령의 열매 중 그 첫 번째는 바로 ‘사랑’이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다. 사랑을 제외하고서는 기독교와 하나님에 대해 정확히 표현할 수 없다. 기독교 복음의 핵심을 드러내는 요한복음 3장 16절도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로 시작하며, 요한일서 4장 8절은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God is Love)고 말씀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유일한 새 계명도 ‘사랑’이었으며(요 13:34), 구약의 율법과 선지자가 외쳤던 메시지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라”로 요약될 수 있다(마 22:37~40). 사도 바울도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하였다(고전 13:13). 성경은 온통 ‘사랑’으로 가득 차 있으며, 성경은 우리 인간에게 보낸 하나님의 ‘러브레터’ 곧 ‘사랑의 편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을 이해하는 본질적 요소에 대해 알아보자. 사회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에리히 프롬(E. S. Fromm, 1900~1980)은 자신의 책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의 5가지 요소를 이야기했다. 첫째, 사랑은 배려와 관심이다. 누군가 꽃을 사랑하면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고 벌레를 잡아주는 수고와 관심이 있어야 비로소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면 자녀에게 대한 깊은 관심이 끊이지 말아야 하며 자녀의 안색을 살피고, 근심 어린 기색이 있으면 함께 해결해 주고 힘이 돼 주고 싶은 바로 그 마음. 사랑이 깊을수록 배려와 관심도 깊어 갈 수밖에 없다.

둘째, 사랑은 책임을 지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면 자식이 어떤 잘못을 했을지라도 전적으로 책임을 지려고 할 것이다. 자식이 죄를 지으면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용서를 구하며, 범죄한 자식의 선처를 호소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 아닐까?  교육 현장에서도 스승이 자신의 제자를 위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바쳐 제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서 스승의 책임감과 함께 제자에 대한 참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셋째, 사랑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기를 때 남보다 예쁘고 아름답게 키우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준은 있다. 어느 주부가 미장원에서 겪은 일을 기록한 일화를 본 적이 있다. 아주 세련된 엄마가 다섯 살 정도 돼 보이는 딸의 손을 잡고 미용실에 와서 파마를 해 주고 화장을 시켜 주었다. 어린 꼬마는 싫다면서 발을 구르며 울고 있는데 한술 더 떠서 귀까지 뚫고 귀고리를 달아 주더라는 얘기였다. 자녀의 의견과 인격을 완전히 무시하고 마치 애완견을 꾸미듯 자식을 자기 뜻대로 억지로 치장해 주는 것이 사랑일까? 아니다. 그것은 사랑으로 포장된 폭력이다. 사랑은 인격이 존중되면서 움트기 시작한다.

넷째, 사랑은 이해하는 것이다. 얼굴 표정 하나 손짓 하나 혹은 몸짓 하나까지 이해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실수를 범했어도 그 허물을 덮어주고 감싸주고 용서하는 것이 사랑이다. 때로 “너의 잘못과 실수를 이해는 하겠는데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이해하는 것이고 이해했으면 용서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다섯째, 사랑은 주는 것이다. 하나님은 세상 즉 인간과 만물을 너무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님을 주셨다(요 3:16). 예수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죽음까지도 두려워하지 않으셨고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셨다. 이처럼 사랑은 주는 것이다. 주되 모든 것을 주는 것이고 아낌없이 주는 것이며 주고 나서 후회하지 않는 것이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34).

김에녹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