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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도서관

전 세계 빈곤 지역에 도서관을 세워주는 자선단체가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자선단체 중 하나로 평가받는 ‘룸 투 리드’(Room to Read)입니다. 이 단체의 목표는 개발도상국의 문맹률을 낮추고 소년소녀 모두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단체를 만든 사람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업가’라는 평가를 받는 존 우드입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촉망받는 임원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자선사업에 뛰어들게 되었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지사의 이사였던 존 우드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한 동료가 네팔의 히말라야 트래킹을 권했습니다. 휴가차 히말라야에 들른 존 우드는 우연한 기회에 네팔 교육재정담당관과 함께 그곳에 있는 학교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흙으로 된 교실 바닥, 70명 이상이 들어앉은 좁은 교실, 책상이 없어 무릎에 책을 올려놓고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모습은 쾌적한 환경에서 자란 존 우드에게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더 큰 충격을 준 것은 그곳 교장 선생님이 보여준 도서관의 모습이었습니다. 도서관에는 정말 적은 숫자의 책들이 열쇠가 달린 캐비닛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나마 등산객이 버리고 간 성인소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곳 교사들은 그에게 “책을 가지고 다시 와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휴가에서 돌아온 존 우드는 곧장 이메일을 통해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이듬해인 1999년 3000권의 책을 가지고 다시 그 학교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는 책을 받아들고 환호하던 네팔 아이들의 모습을 결코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네팔에서의 경험은 그의 남은 삶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엄청난 연봉과 보장된 미래를 뒤로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00년에 설립된 ‘룸 투 리드’는 지금까지 1만 9800개의 도서관을 세웠고, 1400만명의 아이들에게 2600만 권의 책을 보급했습니다. 또 1582권의 책을 직접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룸 투 리드’의 도움을 통해 현재 8만 5000여 명의 소녀들이 학교 교육을 받고 있고 1만  5000명의 교사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존 우드는 자신의 책 『히말라야 도서관』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면 생각만 하지 마라. 뛰어들어라.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고려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세상을 변화시켜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 중 대부분은 그저 생각만 할 뿐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생각만으로 변하지 않습니다. 생각을 넘어 행동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은 우리 주변을 둘러보는 배려와 사랑의 눈길에서 시작됩니다. 희생과 섬김의 손길에서 시작됩니다.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배려와 사랑의 눈으로 주변을 보고 희생과 섬김의 손길을 내민다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기사입력 : 2021.10.03. am 09:1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