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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금지 - 오혁진 목사(장애인대교구장)

‘아시아 술루해에서 펼쳐지는 참치사냥꾼 40일간의 기록’이라는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했고 결국 끝까지 보았던 다큐멘터리의 이야기이다. 참치잡이 어선만큼이나 막막한 일상생활과 생계, 그러나 가난 속 잠깐의 숨고르기 정도인 벌이를 위해 올라탄 배는 희망보다 더 잔혹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필리핀 술루해의 여름은 너무나도 뜨겁다. 40℃의 땡볕이 내리쬐는 망망대해에서 40일 동안 참치를 잡기 위한 기다림 그리고 배고픔과 외로움, 태풍은 순간 모든 감각을 막막하게 만든다. “하나님, 오늘은 꼭 참치가 걸릴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제발 제가 집에 쌀을 사 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빈손의 기도가 26일째 이어졌다. 낚아야 할 참치보다 기다리고 허탕을 치는 날이 더 많은 40일은 절박한 사투이다. 하지만 그런 배 안에 철칙이 있었다. ‘슬픔금지’

“항상 배 위에서는 슬픔금지예요. 슬퍼하면 다시는 배를 탈 수 없어요.” 슬퍼하는 기색을 선장이 알면 이후로는 배에 안태우기 때문이었다.

육지든 배든 선원들의 삶은 슬프다. 마약, 동성애, 가난, 배우자의 외도 등. 그럼에도 술루해 위의 배에서만큼은 절대로 슬퍼하면 안됐다. 그나마 희망을 낚을 수 있는 곳에서 슬픔 때문에 기회를 빼앗길 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슬픔, 낙심, 절망 금지 끝에 결국 찾고 기다리던 참치를 잡게 됐고 하나님께 모든 감사를 드렸다.

코로나19를 만난 시간이 1년을 훌쩍 넘었다. 일상 때문인지, 코로나19 때문인지 분별조차 어려운 탄식과 우울감이 우리 안에 멈춰지지 않고 있다. 현실이라는 바다에서 우리는 날마다 기도의 배에 오르고 있다. 주님을 알고 은혜를 경험했기에 믿음을 안고 올라타고 있다. 감사한 것은 주님은 그 슬픔의 호소마저도 들어주시고 우리가 포기하지 않도록 잡아주시고, 응답의 손을 내밀어주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전의 기회까지 마련해 주신다. 승리를 건져 올리게 해주실 하나님께 감사하며 슬픔, 부정을 금지하고 절대긍정의 믿음으로 확실한 감사를 고백하자.

“주의 성도들아 야훼를 찬송하며 그의 거룩함을 기억하며 감사하라 그의 노염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시 30:4~5).

 

기사입력 : 2021.09.05. am 10:48 (입력)
김용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