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세계인의 축제이며 지구촌의 잔치이어야 할 올림픽이 코로나19로 관중 없는 침묵 속에 선수들만 홀로 외줄타기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또한 개최지는 국위를 선양하고 경제회복의 기회이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이 입은 적자 규모가 4조엔(41조원)을 예상한다.

우리나라 선수단도 예전 대회에 비해 성적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이제는 수영의 황선우 선수나 육상 종목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4위에 오른 우상혁 선수처럼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감동한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들에게 힘과 활기를 준 종목이 양궁이었다. 다섯 개의 금메달 중에서 네 개를 쓸어 담았으니 양궁이 국기(國技)인줄 착각할 정도다. 여자 단체전은 88서울올림픽 이후 9연패를 하였고 올해 처음 도입한 남·여 혼성팀도 우리의 안산, 김제덕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막내 김제덕 선수는 17살로서 화이팅을 외칠 때는 아기 호랑이가 포효하는 것처럼 경쟁선수들의 사기를 꺾기에 충분했다. 남자 결승전 때 자기보다 23살이나 많은 오진혁 선수에게 ‘오진혁 화이팅’이라고 외칠 때는 경기를 시청하는 우리들도 힘이 솟아나며 무더위를 날리기에 충분했다.

이번 올림픽 양궁에서의 백미는 남자 단체전 준결승전이었다. 일본과의 대전이었는데 마지막 세트까지 4대4 접전을 이루어 슛오프(연장전)까지 치르게 되었다. 슛오프에서는 선수들이 한 발씩 쏘고 더 높은 합계 점수를 기록한 팀이 승리한다. 합계 점수도 같다면 정중앙에 더 가까운 화살을 쏜 팀이 승리하게 된다. 슛오프에서도 동점이 되었는데 김제덕 선수가 중앙에 가까운 10점을 얻어서 결승에 오르게 되었다.

당시 리우 올림픽 2관왕인 장혜진 선수가 해설을 하면서 양궁은 바람을 이용하면 좋은 점수를 낼 수 있지만 바람을 무시하면 절대로 좋은 점수를 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 말이 맞다. 양궁은 야외에서 혹은 비바람 속에서 펼쳐지기에 바람의 방향과 속도가 수시로 변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을 제대로 타는 자만이 금메달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바람을 타는 것이 어디 양궁만이겠는가! 인생살이도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알아야 한다. 하나님의 계획과 성령의 바람을 무시하거나 알지 못하면 인생의 메달을 얻기 어렵다. 그렇기에 예수님이 요한복음 3장 8절에서 성도들에게 바람이 부는 방향을 알라고 권면하시지 않는가!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