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광주광역시 학동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도로쪽으로 넘어지면서 버스정류장에 있던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에는 하교하던 고교 2학년 남학생, 아들 생일에 장을 보고 집으로 향하던 60대 어머니 등이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광주고용노동청의 특별감독 결과 49건의 관련 법/규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500개의 건축물을 철거하던 업체는 사전 조사도 하지 않았고 작업계획서조차 작성하지 않았다. 당연히 갓길 붕괴 방지 설비나 안전 난간 미설치 등 다수의 안전 규정을 위반했다. 49건 중 38건은 형사 처벌 대상이다. 말 그대로 철저히 ‘예견된 인재’였다.
급격한 산업화의 그늘이었을까? 우리나라에는 기억만으로도 아프게 다가오는 각종 참사가 많다. 성수대교 붕괴(1994), 삼풍백화점 붕괴(1995) 등 실로 나열하기조차 가슴 아픈 사고들. 안타까운 것은 모두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예견된 인재’라는 사실이다. 시공업체와 감리업체, 감독기관이 조금만 더 면밀하게 살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다. 만일 같은 잘못의 반복으로 고통이 재연되는 ‘인재’라면 이제는 어떻게든 막아낼 방법을 찾아내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재난이 있을 것을 미리 짐작하고 이를 예방하는 것은 재앙을 만난 뒤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이다”
- 다산 정약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