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은 지난 1년 반 동안 무려 4번의 선거를 치뤘다.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일어난 이스라엘의 정치는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를 더욱 더 힘들게 만들고 이스라엘 국민들은 지지부진한 정치에 고통과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정치적 상황이기에 복잡하고 어렵게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 상황에서 왜 그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특별히 이스라엘에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다면 이스라엘의 정치체계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오늘은 정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스라엘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총리가 나라를 다스리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대통령은 대외적인 외교관계와 함께 국회의 중대 사안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지만 실제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의원들에 의해서 선출 된 총리가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당이 아닌 의원을 선거를 통해서 뽑는다면 이스라엘은 비례대표선거로 정당이 득표를 얻은 수만큼 국회 의석수를 차지하게 된다. 이스라엘 의회는 총 120석이며 정당의 수는 현재 39개가 활동 중으로 선거를 통해서 득표를 얻은 비율로 120석의 자리를 나눠 갖는다.
선거를 통해서 다수의 표를 얻은 정당은 대통령으로부터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게 되고 전체 의석수의 과반수를 넘는 의석수를 확보해야만 정부구성이 확정되는 시스템이다.
역사 속에서 한 번도 한 정당이 과반수의 의석을 차지한 적이 없기에 다득표한 정당은 자신들과 뜻을 같이 하려는 정당들에게 손을 내밀어 연립정부를 구성하려고 노력해 왔다. 정당들이 연합을 해서 한 개의 정당을 이루기도 하지만 서로 갈라지고 합쳐지는 가운데 각각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정치적 방향성이 두드러지게 되고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정치적 흐름을 만들어 간다.
이스라엘은 크게 우익 시오니즘 세력과 중도세력 그리고 좌익 시오니즘 정당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외에 아랍정당과 종교정당, 소수 노동당과 공산당들이 존재한다. 이스라엘의 정치 역사 속에서 대부분은 우익 시오니즘 정당들이 권력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이번 4차 선거 이후 물러난 벤자민 네타냐후는 무려 12년 동안 총리를 역임했다.
지난 3차 선거가 끝난 후 우익 보수정당인 리쿠드당과 좌익 진보정당인 청백당은 각각 33과 36석으로 비슷한 결과를 내었지만 두 정당 모두 과반수인 61석을 얻지 못해서 정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서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리쿠드당의 대표 네타냐후와 청백당의 대표 간츠는 연합임시정부를 구성한 뒤 5년의 총리직을 각각 2년 반씩 수행하기로 약속하고 연립정부가 시작됐다. 그러나 네타냐후의 비리 재판과 리쿠드당에 대한 불신 등으로 진보 정당들이 우익 정당들의 안건들을 보이콧하고,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반네타냐후의 시위로 정국은 불안정해졌다. 결국 국회에서 예산안이 부결되면서 총리는 국회를 해산하고 4차 선거에 이르게 되었다.
리쿠드당은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면서 정부 구성에 노력했지만 이미 신임을 잃은 네타냐후는 정부 구성에 실패하게 되고 그 다음으로 새롭게 부상한 사람이 미래당의 라피트였다. 그는 우익 세력으로서 네타냐후를 대응할 수 있는 전 국방부장관 출신인 납달리 베넷과 손을 잡고 기타 중소정당들과 연합하기 시작했다. 라피트와 베넷은 노동당과 진보당 그리고 중도보수와 함께 아랍정당과 손을 잡았다. 그리고 오랜 토론 끝에 8개 정당의 대표가 모두 협의안에 서명하면서 총 61석을 차지하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작고 놀라운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됐다.
납달리 베넷은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로 가장 적은 의석수의 정당대표이자 종교 유대인으로서 키파(정수리를 가리는 유대인들의 전통모자)를 쓴 총리가 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그 어느 당도 우익 보수정당인 리쿠드당보다 많은 의석수를 가진 정당이 없었다는 것이다. 가장 많은 의석수를 가진 미래당은 17석이고 총리가 된 베넷의 정당은 겨우 5석 밖에 되지 않는다. 가장 적은 수의 정당대표가 총리가 된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지만 이 연립정부는 다양성을 포함한 정부라는 것이다. 아랍정당과 손을 잡았고 노동당의 여성대표를 장관으로 추대하고 최초의 드루즈인 장관이 세워졌다.
이스라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우리는 종종 세상의 권력과 정치를 놓고 기도할 때 우리의 가장 편함이 보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한다. 이스라엘과 연관된 많은 단체들과 교회들은 네타냐후가 되기를 기도했던 것으로 안다. 그동안 그가 보였던 친 기독교적 성향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그 역사의 이면에 있는 하나님의 역사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가 진정 온전히 하나님을 의지하는가이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권력에 순종하라고 권면한다. 이는 권력 그 자체에 순종하는 것보다도 그 권력자를 세우신 하나님의 일하심에 순종하라는 것이다. 그 권력자가 폭군이 될 수도 있고 성군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하나님의 주권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이스라엘 선거를 통해서 재미있는 현상들을 목격했다. 강대한 세력이 무너지고 새로운 연합세력이 세워졌다. 기대가 무너졌고 새로운 시도를 바라보게 되었다. 하나님은 여전히 역사하시는 분이시고 이스라엘 가운데 운행하시는 분임을 보게 되었다.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다. 그렇기에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이 이제부터의 이스라엘일 것이다.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다니는 사람들 속에서 지금까지 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스라엘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