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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사람들의 세상

국빈으로 외국을 방문하는 정상들은 대개 첫 방문지로 국립묘지를 방문합니다. 특히 국가의 안보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름 모를 희생자들의 묘소를 방문하여 예의를 갖춥니다. 한 나라의 오늘을 만드는 데 누구보다 큰 기여를 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도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다 희생한 순교자들을 기념하여 그분들의 신앙을 본받고자 노력합니다. 오늘의 교회가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서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칫 기록된 역사의 인물들이 오늘을 만든 위인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전쟁의 역사에선 위대한 장군의 이름을 떠올리고, 왕조의 역사에서는 군주들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그들이 한 시대를 대표할 수는 있더라도 한 시대의 주인공일 수는 없습니다. 역사를 한 꺼풀만 벗겨보면 금세 이름 없이 희생하고 사라진 수많은 무명씨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고여 있음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불과 100년도 안 되는 과거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았고, 이내 다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부자 나라가 되었고 한 사회의 시스템이나 문화 콘텐츠의 수준은 세계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누구의 공로일까요? 그것은 이름 모르는 수많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피와 땀과 눈물의 공로일 것입니다.

오늘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방식에서도 유명한 사람, 권세 가진 사람 중심에서 조금 탈피하면 좋겠습니다. 오늘을 함께 살아가며 우리 삶의 영역 곳곳에 존재하는 무명씨들의 피와 땀과 눈물에 대하여 감사하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름 없이 쌓고 쌓은 수많은 기도의 땀과 눈물에 대하여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처럼 세상은 온통 감사의 공기로 충만함을 깨달으면 좋겠습니다.


 

기사입력 : 2021.06.20. am 10:1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