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열매는 9가지 그리스도의 향기와 맛이 나는 하나의 열매

성령 충만을 통해 일어나는 역동적인 은사들은 교회에 ‘덕’(德)을 끼칠 때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드러낸다.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은 바로 그 아름다운 ‘성령의 열매’에 대해 언급한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여기서 주의 깊게 살필 것은 갈라디아서 5장 19~21절에 기록된 ‘육체의 일들’로 기록된 ‘악덕’(惡德) 목록과 5장 22~23절의 ‘성령의 열매’는 완전히 상충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우리 성경에는 단수형으로 기록된 ‘육체의 일’이 헬라어 원문에는 복수형인 ‘육체의 일들’로 기록돼 있다. 다시 말해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지 않는 자들이 행하는 ‘육체의 일들’은 현저하며 ‘그와 같은 것들’ 즉 악행들의 확장성은 너무나 넓고 다양함을 보여 준다. “육체의 일(들)은 분명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 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갈 5:19~21).

이와 달리 ‘성령의 열매’는 9가지임에도 불구하고 ‘성령의 열매들’이라 하지 않고 단수형을 사용했다. 성령의 열매는 여러 가지 종류가 아니라 하나이며 9개가 따로따로 맺히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하나로 맺힌다. 이것이 각각의 능력과 쓰임이 다른 ‘성령의 은사’와 다른 점이다. 어떤 사람은 ‘사랑’을 열매로 맺고 다른 사람은 ‘희락’을 열매로 맺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온유’를 열매로 맺는 것이 아니다. 마치 여러 개의 포도알이 하나의 포도송이를 이루는 것과 비슷하다. 오미자 열매를 생각하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오미자는 한 가지 열매지만 단맛·신맛·쓴맛·짠맛·매운맛의 5가지 맛을 낸다. 그래서 오미자(五味子)라고 부른다. 이처럼 성령의 열매는 9가지 그리스도의 향기와 맛이 나는 ‘하나의 열매’다. 성령에 사로잡혀 성령의 인도하심대로 사는 성도는 9가지 향기와 맛을 내는 거룩한 열매를 맺는다.

성령의 열매는 성령의 사역과 관련된다. 성도들이 온전히 성령의 인도함을 받을 때 그들은 거룩한 ‘열매’를 선물로 받는다. 주목해야 할 것은 9개의 항목이 성도 자신의 개인적이고 내적인 신앙과 삶에 관련되기보다는 신앙공동체의 연합된 신앙과 삶에 관련된다는 사실이다. ‘성령의 열매’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체험한 공동체의 거룩한 연합과 일치의 결과로 주어지는 은혜의 결과물이다.

나무는 그 열매를 보면 어떤 나무인지 구별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이러므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마 7:17~20).

성도가 참된 하나님의 자녀인지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인지 신실한 성령님의 동행자인지 구별하는 기준도 그 드러나는 삶, 곧 그 열매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이처럼 성령 충만한 성도들이 모여 각자의 은사대로 충성하는 거룩한 교회공동체를 통해 맺게 되는 열매가 바로 ‘성령의 열매’이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