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경북 영주의 한 행정복지센터. 할머니 한 분이 손수레에 커다란 상자를 싣고 찾아왔다. 상자를 열어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100원짜리 동전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놀란 직원들이 쳐다보자 “나보다 못한 사람들 도와주려고”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된 박 모(81) 할머니의 선행은 지난해에 이어 벌써 4번째다. 지금까지 이웃과 나눈 금액은 160만원에 이른다.
“매일 폐지를 팔고 받은 동전에 뭐라도 묻어 있으면 더러워서 돈을 받지 않을까봐… 하나하나 깨끗하게 닦아가며 모았어.” 할머니는 손주 2명을 홀로 키우며 근근이 생활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다. 이날 가져온 동전 50만원도 지난 2월 기부 후 3개월간 폐지를 팔아 꾸준히 모아온 돈이었다. 혹시 동전이 더러워서 받아주지 않을까 걱정이 돼 동전 하나하나를 정성껏 닦아 가져온 것이다. 그 귀한 마음 덕분에 그 동전들은 더욱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얼마 전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이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고가의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했다는 뉴스와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의 거액 기부 뉴스. 참 멋지고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 보다 할머니의 100원짜리 동전들이 더 뭉클하게 다가오는 건 왜일까? 아마도 ‘기부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O. G. Winfrey)의 “기부는 타인의 삶을 어루만지는 행위입니다”라는 말처럼, 누군가를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로 모든 사람이 어렵지만 분명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이제 작은 정성이라도 마음을 다해 도움의 손길을 열어보자.
“한 개의 촛불로 많은 초에 불을 붙여도 처음의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는다” - 탈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