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과 바나바는 성령의 지시를 따라 제1차 선교여행을 떠나 구브로 섬 사역을 마치고 오늘날의 터키 남중부에 위치한 비시디아 안디옥에 도착했다. 안식일에 바울이 회당에서 구약 메시야 예언대로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다고 하면서, 그를 믿는 자는 죄 사함과 의롭다하심을 받는다는 구원 메시지를 전하자 회당에 모인 사람들이 “다음 안식일에도 이 말씀을 하라”고 하면서 열띤 반응을 보였다. 모임이 끝난 후에도 많은 유대인과 ‘경건한 사람들’(이방인들)이 바울과 바나바를 따르자 두 사람은 “항상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있으라”는 말로 그들을 권했다.

다음 안식일에는 ‘온 시민이 거의 다’ 모였다. 그러자 유대인들은 큰 무리를 보고 ‘시기가 가득하여’ 바울을 반박하고 비방했다. 이것은 앞으로 계속 반복될 주제, 즉 복음 선포에 이방인들은 열광적으로 믿음으로 화답하는 반면, 유대인들은 극렬하게 박해하는 현상의 첫 사례이다. 그들이 이처럼 바울과 이방인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예수를 유대인들이 대망해 온 메시야로 선포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유대교화 한 이방인들을 기독교인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분개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바울과 바나바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이렇게 선언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마땅히 먼저 너희에게 전할 것이로되 너희가 그것을 버리고 영생을 얻기에 합당하지 않은 자로 자처하기로 우리가 이방인에게로 향하노라”(행 13:46). 이것은 바울의 선교 원칙, 즉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롬 1:16 참조)에 의거한 것이었다.

계속해서 바울은 주님께서 그에게 “내가 너를 이방의 빛으로 삼아 너로 땅 끝까지 구원하게 하리라”고 말씀하신 것을 공개했다. 여기에서 ‘이방의 빛’이라는 말은 이사야서의 네 개의 ‘야훼의 종의 노래’ 중 두 번째(사 49:1~6) 노래에 나오는 것으로서 장차 오실 메시야의 세계 구원을 예고하는 용어인 동시에 바울의 다메섹 회심 때 그에게 주어진 사명이기도 했다(행 9:15; 행 1:8도 참조).

그러자 이방인들이 이를 듣고 기뻐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찬송하며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는” 역사가 일어나 “주의 말씀”이 그 지방에 두루 퍼지게 되었다(행 13:47~49). 바울이 전한 복음이 먼저 믿은 사람들을 통해 일파만파로 사방으로 확산되어 나간 결과였다.

한편 유대인들은 “경건한 귀부인들과 그 시내 유력자들을 선동하여” 바울과 바나바를 박해해서 그 지역에서 쫓아내도록 했다(행 13:50). 두 사람은 전혀 개의치 않고 그들을 향해 ‘발의 티끌을 떨어 버리고’ 이고니온으로 갔다. 이것은 주님께서 제자들을 파송하시면서 제자들의 복음전파를 받아들이지 않고 방해하는 자들에 대해서 “그 성에서 떠날 때에 너희 발에서 먼지를 떨어 버려 그들에게 증거를 삼으라”(눅 9:5)고 말씀하신 것을 따른 것이었다.

모진 방해와 박해 속에서도 ‘제자들은’(믿는 자들) 기쁨과 성령으로 충만했다(행 13:52). 이 또한 사도행전의 주요 주제이다. 기쁨은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 하나(희락, 갈 5:22)일뿐더러 하나님의 나라의 주요 특징(롬 14:17 참조)이기도 하다. 복음의 불모지였던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인상적인 성공을 거둔 바울 일행은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다음 지역에서 또 온 몸을 던져 선교에 임할 것이다.

김호성 부목사(목회신학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