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집을 떠나서 생활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고(故) 최희준씨의 ‘하숙생’이라는 노래에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그는 인생을 하숙생에 비유하며 정처 없이 떠도는 나그네 길과 같다고 노래했습니다.

작년 발생한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측하기 힘든 시간을 힘겹게 보내며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마치 정처 없이 떠도는 나그네와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의 정체성과 삶의 자리에 대한 생각들로 문득 멈칫해지며 나의 집, 나의 고향, 나의 본향에 대해 본능적으로 반응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인생은 각자의 고향이 있기 마련이며, 때로 그 고향을 그리워하고 나아가 그 고향을 향해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귀소본능, 회귀본능이 동물들을 본능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사람들 역시 사회와 문화, 이데올로기, 사상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게 합니다.

선교사로서 고국과 고향, 부모님과 모 교회를 떠나 분주하게 사역하던 7년이라는 짧은 기간 중에도 사무치는 그리움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등굣길 가로수, 부모님과 산책하던 동네 비탈길, 어린 시절 뛰놀던 교회 앞마당, 비 내리던 기도원의 어느 뜰이 유난히 기억나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인생이 예외 없이 나그네 인생길을 살다 홀연히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믿음의 사람들은  언젠가 돌아갈 본향,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마음속에 품고 그곳을 향하여 인생을 살아가며 이 세상 속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시련과 고통 그리고 버거운 갈등들을 믿음으로 견디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믿음의 사람들에 대하여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 2:19)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믿는 자들의 진정한 고향, 더 좋은 하나님의 도성을 의미하는 본향은 단순히 힘겹고 고통스러운 이 세상을 도피하기 위한 막연한 이상향이 아닙니다. 분명하고 확실한 나의 돌아갈 본향으로 인식하고 우리 앞에 직면한 어려움을 견디고 이겨 나가는 이유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 앞에 다가온 각종 고난과 역경을 ‘더 나은 나의 본향’을 신뢰하고 기대하는 믿음으로 넉넉히 승리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이제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히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