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 사람들이 하는 대로 하라'는 뜻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383년 아프리카에서 로마로 이사해 철학을 공부했다. 그는 로마의 기독교인들이 토요일에 금식을 하는 것에 익숙해졌는데, 밀라노에 철학교수 자리를 얻어 이사한 뒤 밀라노 사람들은 토요일에 금식을 하지 않는 걸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밀라노의 주교인 아우렐리우스 암브로시우스가 아우구스티누스에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말했다. 이 말이 기원이 돼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풍습과 법을 따르라'는 의미로 쓰여 지고 있다.  

예수님은 로마의 식민지 통치 시절 공생애를 보내셨다. 예수님은 사회의 법을 어떻게 대하셨을까? 로마법과 유대법 아래 활동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겪으셨다. 바리새인들은 로마 세금법으로 예수님께 곤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우리가 가이사에게 세를 바치는 것이 옳으니이까 옳지 않으니이까 하니"(눅 20:22).

예수님은 이에 대해 사회 세금법은 세금법대로, 하늘나라 세금법은 하늘나라 법대로 지키라고 말씀하셨다. "이르시되 그런즉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하시니"(눅 20:25).

이와 같이 예수님도 불법이 아닌 사회의 법은 사회법대로 지키며 하나님 나라의 법을 실행하신 것이다. 마찬가지로 크리스천일수록 사회법을 모범되게 지켜야 할 것이다.

사도 바울은 법을 잘 알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도 활용한 사람이었다. 그리스어를 할 줄 알았고, 유대 산헤드린공의회원으로서 법에 능통했다. 바울은 재판에서 스스로를 변호하기도 했다. 자신이 로마시민인 것을 이용해 로마 군인들의 경호를 받기도 하고, 로마황제에게 재판받는다는 이유로  로마에 입성하기도 한다.

한편 이 세상 뿐만 아니라 영적인 세계도 법이 형성되어 있다. 세상은 아담의 죄로 인하여 죄와 저주와 사망의 법이 들어와 죄와 사망의 법치를 받고 있다. 죄와 사망의 권세를 아무리 부정하고 영향 받지 않으려고 해도 세상은 그 힘 아래 지배받고 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오르셔서 우리의 모든 죄를 사하시고 사망의 권세를 이기셨다. 그 모진 고통을 다 겪으시면서 참아내신 것은 우리를 법적인 멸망에서 해방시키고 완전한 자유를 주시기 위함이셨다. 이번 주간은 고난 주간이다. 예수님 대속의 은혜를 통하여 죄와 사망의 법치에서 생명과 성령의 법치로 살아가게 된 은혜에 더욱 감사하며 지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롬 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