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생태는 다양하다. 일부 거미류는 평생 거미줄과 상관없이 집도 없이 방랑하듯 산다. 그런가하면 물속에 들어가 거미줄 덫을 놓고 물속에 사는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수중거미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관찰되는 대부분의 거미는 기하학적 구조물로 된 그물망을 직조해서 집을 짓는다. 누구에게 배우거나 전수받지 않고 짓는 기술은 자연의 작은 미물에게도 살아가는 능력을 주신 창조주 하나님의 선물이다.
이들은 천부적 본능으로 하늘 공간 한 모퉁이에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촘촘한 그물모양의 집을 짓는다. 자신이 기숙하는 집이라기보다는 먹이사냥을 위한 끈끈이 줄로 된 2차원적 평면그물로 된 포집 망이다.
거미줄을 완성한 후에는 먹이사냥을 위해 죽은 듯 몇 시간이고 꿈쩍도 하지 않고 기다린다. 평소의 자세를 살펴보면 몸통을 하늘로 향하여 물구나무서기를 한 듯 거꾸로 공중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줄타기 잘하는 공중곡예사와 같다. 알고 보면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은폐하고 먹이사냥에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거미는 육식만 즐기는 편식이 심한 곤충이라서 애당초 채식은 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육식성 식충거미는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공중에 그물을 설치하고 주로 날아다니는 각종 곤충을 가리지 않고 먹어치운다.
일단 자신이 쳐놓은 그물에 한번 걸리면 달려가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먹잇감을 끈끈이 포승줄로 둘둘 감아 묶어서 꼼짝 못하게 한 후에 식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잘 만들어진 거미줄이라도 항상 무사하지만은 않다.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나 이물질이 걸리기도 하고 새가 날아가며 날개 짓으로 애써 지어놓은 그물을 망쳐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거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집짓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윤철종 (이학박사·또오고싶은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