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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람들의 음식 ‘피타, 라파 그리고 후무스’

떡이 아니라 빵, 소스는 콩으로 만든 잼

이스라엘에 여행 오신 분들이 물어본다. 이스라엘에서는 뭘 먹어야 하는지 말이다. 이스라엘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많기에 먹거리는 정말 다양하다. 스파게티나 피자와 같은 이탈리아 음식부터 브리스킷이나 굴라쉬 스프와 같은 동유럽 음식, 기름진 스테이크나 감칠맛 나는 지중해식 음식 등 다양한 음식들이 많다. 하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의 주식은 역시 빵이다. 그 중에 꼭 먹어보라고 추천하는 것이 빵과 후무스이다.

우리가 성경을 읽으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떡''이다. 항상 성경을 읽으면서 가장 어려운 번역이 바로 이 떡이다. 분명 성경의 배경은 이스라엘인데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스라엘 사람들이 떡을 먹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예수님은 "나는 생명의 떡"이라고 하신다. 이처럼 성경의 번역 중 가장 오해하고 잘못 읽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떡일 것이다.

이스라엘이 속한 중동은 떡이 없다. 떡은 우리나라의 문화이고 중동은 전혀 다른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다. 중동 사람들은 빵을 먹는다. 그렇다면 성경에 떡으로 번역되는 ''이스라엘 빵''은 무엇일까? 성경의 지명 중 베들레헴이 있다. 우리에게는 떡집이라고 번역됐다. 그러나 정확하게는 빵집이다. 히브리어로 베이트-레헴이다. 베이트는 집이고 레헴은 빵이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신을 생명의 빵이라고 하신 것이다. 빵집에서 태어나셨으니 말이다.

이 빵은 유월절과 관련이 있다. 예수님이 잡히시던 밤에 떡을 떼셨다고 한다.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이때도 떡이 아니라 빵이다. 그렇다면 이 때 예수님이 나누셨던 빵은 어떤 빵일까? 이스라엘에 살면서 가장 많이 먹는 빵이 있다. 바로 피타(Pitta)라고 불리는 주머니 빵이다. 이 빵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먹는다. 가운데를 가르면 주머니처럼 되어서 그 안에 고기와 야채를 넣어 먹거나 팔라펠(Falafel)이라고 하는 콩으로 만든 완자를 넣어서 먹는다. 이 음식은 마치 우리나라의 김밥과도 같은 음식으로 누구나 좋아하고 즐겨 먹는 음식이다.

피타 외에도 슈와르마를 말아먹는 라파(Lafa)라고 부르는 넓적하고 얇은 빵이 있다. 슈와르마는 중동에서 가장 많이 먹는 볶은 고기말이 종류이다. 우리나라에 김밥이 있다면 중동에는 슈와르마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케밥으로 알려진 음식이  터기식으로 만든 슈와르마이다. 고기를 잘게 다져서 넓게 펼친 빵 위에 각종 야채와 함께 둘둘 말아먹는 것이다.

지금도 베두인들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숯불 위에 둥그런 솥을 거꾸로 엎어 놓은 것 같은 팬에 라파를 구워 먹는다. 가게에서는 커다란 원형 판에 라파를 구워서 판다. 베들레헴에 가면 이런 빵을 파는 빵집이 많다. 예루살렘의 전통시장인 마하네 예후다를 가면 피타와 라파를 가득 쌓아 두고 파는 빵집이 많다.

성경의 음식 중에 이스라엘에 오면 맛볼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찍어 먹는 소스이다. 성경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이 가룟 유다의 배신을 미리 아시고 이야기하시는 장면이 나온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하시고 곧 한 조각을 적셔서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시니."

이때 등장하는 적셔서 주는 소스는 무엇일까? 항상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이스라엘에 오면 마치 국민 잼처럼 빵에 발라 먹는 것이 있다. 바로 후무스(Hummus)이다. 성경에 나오는 찍어 먹는 소스가 지금의 후무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가장 유사하다면 식초나 레몬즙을 섞은 후무스 종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반적으로 유월절 만찬에 전통적으로 유대인들이 찍어 먹는 소스는 곡물이나 콩과 같은 것을 갈아서 식초를 섞어 빵을 찍어 먹는다. 예수님도 이런 소스를 찍어 드시지 않았을까?

후무스는 병아리 콩을 갈아서 만든 잼이다. 과일 잼처럼 달콤하지는 않다. 하지만 고소한 맛이라 한번 먹게 되면 계속 먹을 수 있는 맛이다. 주머니 빵인 피타나 넓은 라파에 후무스를 바르고 야채와 고기를 넣은 뒤에 고소한 참깨 소스를 뿌려 먹으면 입 안 가득 고소한 콩과 참깨, 고기의 감칠맛이 넘친다.

예수님이 벳세다 광야에서 나누어 주신 것도 보리떡이 아니라 보리로 만든 작은 빵이었다. 그리고 그 빵은 열 두 광주리나 남았다. 갈릴리의 벳새다 광야에서 비록 작은 조각이지만 후무스와 함께 갈릴리 바다를 바라보면서 예수님의 기적을 떠올리며 먹는 피타는 무척이나 맛이 있다. 북적거리는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시장에서 산 얼굴보다 넓고 얇은 라파로 둘둘 말은 슈와르마를 들고 감람산 자락에 앉아서 먹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눈으로만 혹은 귀로만 듣는 성경이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입으로 맛보는 성경의 이야기는 살아서 숨을 쉬는 이야기가 된다. 함께 예루살렘 거리에 앉아서 입 안 가득 고소한 후무스를 찍은 빵을 먹으면서 성경을 이야기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

김요셉 목사

 

기사입력 : 2021.01.17. am 09:18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