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평생 도박을 사랑(?)했던 엄마와 그 엄마를 사랑했던 딸의 이야기다.

도박에 미친 여인이 있었다. 도박죄로 집행유예 형을 받고 구치소에서 나오는 날 곧바로 산에 있는 도박장을 찾았다가 다시 붙잡혀 왔다. 붙잡혀온 여인은 조사관에게 “죄도 없는 나를 왜 잡아 왔느냐?”따지듯 묻는다. 조사관이 “죄 없는 사람이 도망은 왜 갔느냐?”되묻자 “(아무개 대통령 시절) 데모하던 학생들이 경찰이 잡으러 가면 도망갔는데 그것도 죄가 있다고 해서 도망간 건가?”라고 뇌까리듯 말대꾸를 한다.  

기가 막힌 조사관이 “청나라가 왜 망했는지 알아요? 아편 먹고 도박하다가 망한 거예요”라고 하자 “그럼 마카오는 왜 안 망하고, 라스베가스는 왜 안 망하는거요?”라고 대답한다. “도박은 정당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게 아니고 불로소득을 올리는 거잖아요?”라고 하면  “그럼 나는 돈 하나도 못 땄으니 불로소득이란 것도 없고 그러니 죄가 없는거네?”라고 답한다.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며 모두가 지친 새벽, 보호자로 여인의 딸이 찾아왔다. 전문대학을 다니던 딸이 밤새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연락을 받고 온 것이다. 딸에게서 맵게 탄 고기와 젖은 수세미 냄새가 풍겼다. 딸은 노름에 빠진 엄마 때문에 중학교 때부터 혼자 생활하다시피 했다. 그래도 엇나가지 않고 잘 자란 딸이 보호자로 엄마를 찾아온 것이다.

딸이 찾아온 것을 발견한 엄마는 그제서야 눈물을 흘리며 통곡을 한다. 그런 엄마를 보고 딸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꺼이꺼이 우는 엄마에게 다가가는 딸, 통곡하는 엄마를 안아주며 이렇게 기도하듯 읊조렸다. “괴않다, 괴않다, 울지 마라.” 딸도 울고 엄마도 울고 조사관도 울고. 저자인 당시 현직 검사는 이 이야기를 책에 실으며 이렇게 말했다. “딸도 용서한 엄마인데 내가 뭐라고 죗값을 묻겠는가?”

신년을 맞이했다. 그럼에도 마스크는 계속 착용하고 다녀야 하며 코로나19의 종식까지는 시간을 더 필요로 한다. 신년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랑이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서로 사랑하라”말씀하셨던 그 사랑이다. 코로나 시대에 사랑이 실종되면 안된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실천되어야 한다. 더욱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은 이제 가족과 이웃을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는 표현이 됐다.

신년에는 더욱 더 주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고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