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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와 만난 이영훈 목사

공통 분모는 '신앙의 자유 찾아 월남'젊은 세대 공산주의 실체 제대로 알아야

100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와 이영훈 담임목사가 17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만났다. 김형석 교수의 제자는 신학박사인 민경배 연세대 명예교수이고 이영훈 목사는 민경배 교수의 제자이다. 이영훈 목사를 만난 김형석 교수는 첫 인사로 "내 제자(민경배 교수)의 제자가 한국의 큰 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니 모두 다 내 제자"라며 농담을 건넸다. 조선일보에 이런 내용으로 글을 쓴 적도 있다.

김형석 교수는 평안남도 대동 출신이고 이영훈 목사의 조부 이원근 장로는 평양 서문밖교회 장로로, 두 사람은 1948년 신앙의 자유를 찾아 가족과 휴전선을 넘은 월남가족이다. 두 사람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평양'으로 맞춰졌다. 김형석 교수는 칠골 창덕학교를 거쳐 평양 숭실중학교와 평양3공립중학교, 일본 조치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해방을 맞은 건 그의 나이 25세였다. "김일성이 나보다 앞서 창덕학교를 다녔으니 학교 선배였어요. 1945년 해방된 후 9월 즈음이었는데 동네 어르신들이 성주(김일성의 본명)가 온다며 조반을 함께 하자고 해요. 그 곳에서 김일성을 만났어요. 그리고 얼마 후 평양공설운동장에 김일성 장군 환영회가 열렸는데 나는 그 곳에 가진 않았지만 다녀오신 분들이 '김일성 장군이 누군가 했더니 김성주'라는 거예요."

김형석 교수는 공산당이 북한을 집권하면서 소련 군인들이 평양에 주둔했고, 반공운동을 벌였던 동창들과 지인들이 감옥에 갇혀 죽거나 실종되고 교회의 문이 닫히는 것을 보면서 공산주의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공산주의의 실상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후 기적같이 월남한 김형석 교수는 한국전쟁때 부산으로 피난 와 지인들과 함께 군복을 만들던 피복창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 예배모임이 부산 광안교회(예장통합)의 전신이다. 피복창에서 시작된 예배는 교인들이 늘면서 교회가 됐고 군목이 초대 담임목사로 왔다. 그 군목이 바로 이영훈 목사의 작은아버지인 이경준 목사이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김형석 교수는 깜짝 놀라며 반가워했다.

30분 남짓 대화를 나눈 후 김형석 교수는 저서인 『백세일기』 『희망의 약속』 『고향으로 가는 길』에 친필 사인을 하고 이영훈 목사에게 선물했다.

한편 15일부터 국민일보 '역경의 열매'에 김형석 교수의 기사가 연재되고 있다. '100세 철학자'가 바라본 삶과 신앙 이야기는 코로나19로 힘겨워하는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글·오정선 / 사진·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20.12.20. am 08:49 (편집)
오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