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되돌아보며 '자아성찰' 통해
다가올 해 '주님과 동행하기'

▶그대 누구를 주인으로 모셨는가?
Hodie mihi, cras tibi(호디에 미기, 크라스 티비)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오늘은 내가 관이 되어 들어왔고, 내일은 네가 관이 되어 들어올 것'이라는 뜻으로 타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얼마 전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목사의 둘째 아들 이범 집사가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43세로 생을 마감했다. 천국환송예배에서 아버지인 이동원 원로목사는 자신보다 앞서 간 아들을 기억하며 10가지 감사기도를 올려 화제가 됐다.

"이 아들의 절정은 학교에서 수석으로 졸업한 것도, 좋은 직장에 취직한 것도, 게임회사 변호사가 된 것도 아니다. 바로 아들이 투병한 시간이었다"라고 말해 아들이 병상 중에도 하나님과 함께했음을 알렸다. 여기에 아들의 죽음을 통해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품에 안고 위로하고 섬기기 위해 마지막 여정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간은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시 정비하게 된다. 그동안 달려왔던 발걸음을 멈추고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며 추스른다. 대부분 하나님께 의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직접 해결하려 한다. 다윗이 일평생을 살고 깨달은 것이 이것이다. "주여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시 39:7). 평범하게 산 이의 고백이 아닌 부귀 영화 모든 것을 누려본 솔로몬의 고백 또한 이렇다. "야훼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야훼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시 127:1).

<自問> 하나님이 삶의 주인이셨나요?

<自答> 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대 아직 염려하고 있는가?
Hoc quoque transibit(호크 퀘퀘 트란시비트)
이 또한 지나가리라

코로나19로 2020년은 한마디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세웠던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은 물론 예기치 못한 일들이 펼쳐져 당황하기 일쑤였다. 여기에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의 아들은 수십 년간 정신질환을 겪다 자살해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트렸다. 많은 사람들이 목회자로서 인생에서 가장 비극적인 시간을 맞이한 릭 워렌 목사에게 어떻게 이 어려움을 견뎌냈냐고 질문했다. 그는 성경 말씀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에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매일 전쟁을 치르는 삶일지라도 소망을 잃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삶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때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놀라운 사실이 우리를 평안케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기억할 것은 믿음의 자녀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이다. 하나님은 내 삶 가운데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수치와 후회스러운 일들(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의 삶을 선하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하길 원하신다.  

2020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보자!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 이 또한 지나가리라"(랜터 윌슨 스미스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 詩 중에서)

<自問> 말씀을 얼마나 가까이 하셨나요?

<自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주사위는 던져졌다 가라!
Dilige et fac quod vis(딜리게 에트 파크 쿼드 위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2020년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한 해를 되돌아보면 후회스러운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좀 더 공부할걸, 좀 더 사랑할걸, 좀 더 잘해줄걸…. 시간, 재정, 마음의 여유가 없어 마지못해 하거나 못 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2021년에는 다르게 살고 싶은데 그리 희망적이지는 않다. 우리의 환경은 늘 어려운 일 투성일지 모른다. 그 환경에서 나는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가가 중요하다.

코로나19가 평범하고 자연스러웠던 모든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교회가기, 구역 식구들과 교제하기, 여행가기,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기,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뛰놀기 등등. 여기에 계획을 세웠어도 예기치 못한 환경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졌다. 진학 취업 결혼 출산 유학 등이 그렇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다. 멈추거나 뒤로 물러서지 말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알프레드 디 수자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詩 중에서)

<自問> 후회되는 일이 있나요?

<自答> _________________________

▶ Think! Thank!

잘 살았든 못 살았든 2020년을 되돌아보니 걸음마다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해 본다. "네 하나님 야훼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이라 연초부터 연말까지 네 하나님 야훼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신 11:12).

가정마다 하나님이 주인 되시며 "하나님이 다 하셨다"라는 고백이 차고 넘치길 기도한다. 과거는 흘러간 역사이고, 미래는 오지 않은 기적이며 현재만이 오직 선물이다. 오늘을 선물로 여기며 주님과 동행할 때 희망의 2021년을 맞이할 수 있다.

김선희 교수(교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