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이시요 모든 피조물보다 먼저 나신 이시니 만물이 그에게서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과 혹은 왕권들이나 주권들이나 통치자들이나 권세들이나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골 1:15~16)

바울은 생전에 ''응전''(應戰)의 사역을 펼쳤다. 이단들의 공격에 대항하며 복음을 전한 것이다. 골로새서 역시 바울이 응전하여 쓴 서신이다. 이번에 바울이 맞닥뜨린 적수는 여러 이교도의 사상을 혼합하여 믿던 이단자들이었다. 바울이 골로새서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만유의 주 예수 그리스도가 이루신 구원은 완전하다. 어떤 종교의식 행위 지식도 더해질 필요가 없다."

골로새서와 골로새교회

골로새서는 바울이 3차 선교여행을 마치고 로마로 압송된 후 감옥에 갇혀있는 중에 골로새교회를 향해 쓴 서신이다. 골로새교회가 있던 골로새는 소아시아에 있던 이교도의 도시였다. 따라서 골로새교회는 이방 종교와 문화에 의해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 새 사람을 입었으니"(3:9~10)라는 말씀에는 이교도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그리스도인답게 살라는 바울의 엄중한 교훈이 담겨있다.

골로새교회에 침입한 이단

골로새서는 골로새교회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록됐다. 골로새교회에 생긴 문제는 종교혼합주의자들의 침입이었다. 이교도의 도시에 세워진 골로새교회였기에 종교혼합주의자들의 침입은 아마도 불가피했을 것이다.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신비주의적 이교도에 영향을 받은 자들이라는 견해가 있고, 유대교와 이방 종교를 혼합한 종교를 믿는 유대주의자들이라는 견해도 있다. 어떤 영적 지식을 깨달은 후에는 욕망을 억누르며 살아야 한다는 ''금욕적 영지주의''를 따르던 자들이라는 견해도 있다.
 골로새교회에 침입한 이단의 정체를 분명하게 알기란 어렵다. 하지만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만으로는 구원받기에 불충분하다는 주장을 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들은 골로새교회 교인들에게 이교도의 철학을 배워야 구원받는다고 주장했다(2:8). 유대인처럼 할례를 받고 안식일을 지켜야 구원받는다고 주장했다(2:11, 16). 또한 금욕적으로 생활해야만 구원받는다고 주장했다(2:16).
 바울은 골로새서에서 이처럼 행위를 강조하는 종교혼합주의자들의 가르침을 철저히 배격했다. 그리고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만으로 받는 것이며 이러한 신앙에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1:23).

골로새서의 구조

골로새서의 전반부 1~2장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우주적 권세와 구원의 의미, 이단들의 그릇된 견해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후반부 3~4장에는 여타 바울서신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의 참된 삶에 대한 가르침이 나온다.
 1장에서 바울은 골로새교회 교인들이 예수님을 믿었으니 이제는 ''흑암의 권세'', 즉 죄악의 지배에서 벗어나 ''사랑의 아들의 나라'', 즉 하나님의 나라로 옮겨졌다고 말한다(1:13). 이어서 바울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모든 만물 위에 계시는 예수님에 관해 이야기한다(1:15~17).
 2장에서 바울은 골로새교회 교인들에게 종교혼합주의자들을 따르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이 가르치는 철학은 그리스도의 뜻과는 비할 수 없는 초등학문에 불과하니 배울 필요가 없다(2:8).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율법은 더 이상 우리를 정죄할 수 없으니 할례를 받거나 안식일을 지킬 필요도 없다(2:14).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음식은 아무런 문제가 아니니 먹고 마시는 것을 억제하며 금욕적 삶을 살 필요도 없다(롬 14:1~15:6).
 3장에서 바울은 그리스도인다운 삶이란 무엇인지 말한다. 그리스도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음란하지 않고 부정하게 행하지 않고 탐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3:5).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으로 옷 입고 무엇보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3:12~14). 또한 부부간에 서로 존중하며 자녀는 부모를 존경하고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는 것이다(3:18~21).
 4장에서 바울은 골로새교회 교인들에게 기도를 부탁하는데 특별히 복음의 문이 열리도록 기도해달라고 부탁한다(4:3). 바울은 감옥에 갇혀있으면서도 다시금 전도하게 되기를 꿈꿨다.
 

골로새서의 핵심 메시지

우리의 구원자는 만유의 주
골로새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메시지는 온 우주를 통치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권세에 대한 선언이다. 골로새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적 본성에 대한 메시지가 강조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피조물과 구별되시며 우주를 창조하셨고 다스리고 계신다(1:15~17). 다시 말해 예수님은 하나님이시며 만유의 주이시다.
 우리의 구원자가 어떤 분이신지 우리는 확실히 알아야 한다. 우리의 구주 예수님은 창조주이시며 우주의 통치자이시다. 이러한 분이 우리를 구원하셨는데 구원을 이루기 위해 더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예수님이 이루신 구원은 완전하다. 따라서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 지식을 더할 필요도 율법을 지킬 필요도 금욕할 필요도 없다. 구원자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된다.

존재의 변화가 삶의 변화로
기독교 신앙은 삶의 변화가 존재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변화가 삶의 변화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거룩하게 행함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기 때문에 거룩하게 행한다는 것이다. 골로새서는 기독교 신앙의 이러한 점을 강조한다. 아마도 율법 준수나 금욕을 통해 구원에 이르고자 하는, 즉 행위를 통해 존재의 변화를 이루고자 하는 이단들을 배척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존재가 변했기 때문에 거룩하게 행한다.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니 그에 합당한 삶을 사는 것이다(3:1). 그리스도인은 먼저 ''내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 후에 ''변화된 자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국제신학훈련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