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인 동시에 인류와 이스라엘의 역사가 기록된 역사책이다. 성경 한 구절은 한 개의 구절 이상의 의미와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함축하고 있다. 성경에 기록된 사건과 구절들을 넓은 시야로 혹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세세하게 접근함으로써 성경 전체를 조금 더 잘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순복음가족신문은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들을 기록한 성경구절의 행간을 풀어 성도들이 성경 전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사건과 역사로 읽는 성경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반역에 동참하지 않은 후손들 통해 하나님의 역사 이뤄
'화 있을진저 이 사람들이여, 가인의 길에 행하였으며 삯을 위하여 발람의 어그러진 길로 몰려 갔으며 고라의 패역을 따라 멸망을 받았도다'(유 1:11)
'고라의 아들들은 죽지 아니하였더라'(민 26:11)
유다서 1장 11절은 최후의 심판을 받게 될 사람들에게 패역한 길을 걸었던 대표적인 인물들을 언급하며 경고하고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인류 최초의 살인죄, 그것도 존속살해를 한 가인(창 4:1~8), 이스라엘을 저주하려고 했던 발람(민 22, 24장) 그리고 광야시대에 모세에게 반역을 했던 고라이다(민 16:1~35). 이들 중 고라와 그의 자손 이야기는 깊은 정글 속 늘어진 넝쿨 숲을 헤매다 수수께끼로 가득한 신비한 고대의 숨겨진 도시를 발견하는 것과 같다. 성경은 고라와 그의 자손이 몰살을 당했다고 기록하고 있다(민 16:32). 그러나 그 중에서 일부가 살아남았고(민 26:11) 이들에 대한 성경의 기록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전혀 다른 반전의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고라 자손의 반역은 출애굽 후 광야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 중의 하나이다. 이 사건으로 고라뿐만 아니라 하루에 족장 250명과 그들을 따르던 무리들이 다 죽었다. 그러나 이때 고라의 아들 중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자손들이 150편의 시편 중에 11편(42, 44~49, 84, 85, 87, 88편)을 썼고, 성전문지기가 되었으며(대상 26:1~9) 다윗의 찬양대 지휘자가 되었다.
1. 모세와 고라의 관계
고라가 모세와 아론에게 쉽게 반기를 들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영적 교만이요, 둘째 친족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모세의 리더십을 가볍게 봤을 가능성이 크다.
'고라'의 영적 교만은 그의 출신과 무관하지 않다. 레위 지파 출신이었던(출 6:21, 24) 고라가 모세와 아론의 권위에 도전한 결정적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모세와 아론이 다른 사람보다 비교할 때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하시기 때문에 모세와 아론에게 복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민 16:3).
고라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에서 끝나지 않고 르우벤 자손 다단과 아비람, 벨렛의 아들 온과 함께 당을 지어(민 16:1) 조직적으로 아론과 모세의 권위에 도전했다. 고라는 다단, 온, 아비람 외에도 족장 급에 있었던 250명과 일반 백성들을 선동했다. 만약 고라가 평범한 레위 지파의 한 사람이었다면 당을 짓고 모세와 아론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출애굽기 6장은 애굽 땅에 들어갔던 이스라엘의 조상들과 그의 후손들에 대한 족보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비록 간추린 족보이지만 모세와 고라의 관계를 알 수 있다.
출애굽기 6장 18절에 고핫이 아므람 이스할 헤브론 웃시엘을 낳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아므람은 모세의 아버지이며(출 6:20), 이스할은 고라의 아버지이다(출 6:21). 그러므로 모세와 고라는 사촌지간인 셈이다. 민수기 12장에서 모세의 누이였던 미리암이 모세의 권위에 도전했던 적이 있다. 고대 유대 사회에서 여자의 신분으로 민족의 지도자였던 모세와 정면으로 맞설 수 있었던 이유는 미리암이 모세의 누이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라 또한 모세와 사촌지간이었기 때문에 모세의 권위를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 결과 고라 자손과 그에게 동조했던 250명의 족장들이 한 순간에 불로 소멸되었고 땅이 갈라져 그들의 족속을 삼켰다(민 26:10). 그리고 곧 이어진 염병으로 1만 4700명이 죽었다(민 16:49).
하지만 민수기 26장 11절에 생각지 못한 반전의 말씀을 기록하고 있다. '고라의 아들들은 죽지 아니하였더라.' 이 구절이 고라 자손이 후대에 하나님께 쓰임을 받은 일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열쇠를 제공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고라의 아들들은 아버지인 고라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선동할 때, 고라의 반역에 동참하지 않았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그들의 결단은 그들의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후대에 기록되었다.
2. 성전 문지기
역대상 9장은 이스라엘 왕조실록에 기록된 이스라엘의 계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특별히 하나님의 성전에서 일을 맡았던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는데 1760명이었다(대상 9:13). 이들 중에서 성전의 동서남북을 지키는 성전 문지기가 212명 있었는데 이들은 다윗과 사무엘이 특별히 선별해서 직분을 맡긴 자들이었다(대상 9:22).
성전 문지기들이 단순히 문만 지키는 사람들은 아니었다는 의미이다. 성전 문지기들의 임무와 역할은 역대상 9장 22~32절에 언급되어 있는데, 이들은 성전의 문을 열고 닫는 일뿐만 아니라 성전의 모든 방과 곳간과 보물을 지켜야 했다(대상 9:26~33). 그리고 제사에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고 관리해야 했다.
그러므로 이들은 성전을 지켜낼 힘과 율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뛰어나야 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적으로 깨어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고라 자손은 이 성전 문지기들 가운데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살룸 악굽 달몬 아히만과 그의 형제들이 212명의 성전 문지기들의 수장이었는데 그들 중 최고 책임자는 살룸이었다(대상 9:17). 이 살룸은 고라의 자손이다(대상 9:19).
3. 시편의 저자
150편의 시편 가운데 종종 '고라 자손의 시'라는 부제를 발견하게 된다. 고라 자손이 지은 시편은 11편이나 된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로 시작하는 기독교인에게 매우 잘 알려진 시편 42편도 고라 자손이 지은 시이다.
이방족속과의 전쟁이 일어나면 고라 자손은 찬양대로서 참전했다. 어느 날 유다 왕 여호사밧이 모암과 암몬 자손 연합군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이때 여호사밧은 금식을 선포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대하 20:3~4). 성경은 당시 상황을 '그핫 자손과 고라 자손에게 속한 레위 사람들은 서서 심히 큰 소리로 이스라엘 하나님 야훼를 찬송하니라'(대하 20:19)고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에봇을 입고 찬양하며 이스라엘 군대 앞에서 행진해 나아갔다(대하 20:21). 구약의 3대 음악가라면 헤만(대상 6:33), 아삽(대상 6:39), 에단(대상 6:44)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 헤만은 고라 자손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고라는 당을 지어 모세와 아론을 배반했으며 이스라엘 백성에게 큰 해를 끼친 인물이다. 그러나 고라의 악행을 따르지 않았던 고라 자손은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을 받은 사람들로 성경에 기록되고 있다. '아버지는 그 자식들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신 24:16)는 신명기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고라의 반역에 동참하지 않았던 고라의 남은 자손들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 가셨다.
이상윤 목사(순복음홍콩신학교 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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