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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사랑

아프리카 가나 흑인 남성들이 관을 운구하며 춤추는 동영상이 화제가 됐다. 최근 의정부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이들을 패러디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는데 이 사진 또한 화제가 됐다. 이를 본 가나 출신의 방송인 샘 오취리 씨가 흑인 페인팅 행위는 인종 차별이라며 학생들을 비판했다. 학생들이 하필이면 피부색까지 흑인처럼 보이려고 얼굴에 페인팅을 한 게 문제였다. 그러자 모르고 한 행동인데 그걸 문제 삼을 필요가 있느냐, 아니다 이제 모르고 한 행위도 잘못이란 게 드러나면 사과해야 한다는 논쟁이 일어났다. 이 논쟁은 결국 우리 안에 부족한 무엇을 드러냈다. 즉 이미 우리 가까이 와 있는 흑인들의 아픔에 대해 우리 식으로만 이해하고 산 셈이었다.

사회학자 마리오 스몰이 말하는 ‘인지적 공감’은 다른 사람이 느끼는 것을 나도 느끼는 단순한 ‘감정적 공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관점을 그들이 이해하는 그대로 이해해 보려는 노력을 말한다. 사회학자 임채윤 씨는 이런 인지적 공감의 노력이 없을 때 “우리는 왜 그들이 그런 믿음을 가지고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우리의 편견으로 채우고 그 발언과 행동은 우리의 흑백 세계관 안에서 산뜻하게 정리되어, 그들은 대화가 아닌 취소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고 지적한다. 맞춤사랑의 부재이다.

교사이면서 시인인 박규숙 선생님의 ‘지독하게 편애하기’라는 시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어떻게 똑같이 사랑하란 말인가? / 받은 상처가 다르고 / 살아온 날들이 그렇게 다른 아이들을.” 시인은 교사로 아이들과 오래 만난 뒤 편애함으로써, 또는 그 아이에게 맞춘 특별한 사랑으로써 비로소 공평하게 사랑할 수 있음을 깨달은 것 같다. 하나님의 사랑도 모두를 사랑하되 한 사람 한 사람의 살아온 날들과 서로 다른 성품까지 고려한 ‘맞춤사랑’이다. 인지적 공감에 충만한 같고도 다른 그 ‘맞춤사랑’ 덕분에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 품에서 참 평안을 누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기사입력 : 2020.08.16. am 07:33 (입력)
박명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