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회복시키고 각종 문제 해결하는 섬김의 은사

성령 충만한 역사를 통해 나타나는 다양한 은사 중에는 사역과 관련된 은사들이 있다(롬 12:6~8). 이런 사역의 은사 중에 ‘섬김의 은사’는 로마서 12장 7절과 13절에 “혹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로 … 성도들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고 두 번에 걸쳐 기록돼 있다.

 ‘섬김’을 의미하는 헬라어는 ‘디아코니아’이며 ‘식사 시중을 드는 것’에서 유래했다. 그 밖에 ‘시중들다’ ‘봉사하다’ ‘섬기다’와 관련된 의미를 지닌다. 교회의 직분인 ‘집사’를 의미하는 ‘디아코노스’ 즉 영어로는 ‘디콘’(Deacon)의 어원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의미로 ‘기다리다 관리하다 봉사하다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우다 양식을 대주다’ 등의 뜻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행 19:22; 마 8:15; 막 1:31; 눅 4:39; 고후 3:3; 딤전 1:12).

 섬김의 은사는 하나님과 교회를 위해 무엇이 부족한지를 찾아내 그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거룩한 능력이다. 예수님께서도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고 말씀하셨다(막 10:45). 예수님은 바로 섬김의 모범을 몸소 보여주며 제자들의 발까지 씻기셨다.

 성공회 감독이 되기를 꿈꿨던 사무엘 브렝글(S. L. Brengle 1860~1936)은 혈기 방만한 청년 시절 구세군에 지원하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갔다. 그를 면담한 구세군 창시자 윌리엄 부스(W. Booth, 1829~1912)는 그의 지원을 마지못해 허락하면서 겸손한 마음을 키워 주기 위해 다른 훈련생들의 군화를 닦으라고 지시했다. 그 당시 브렝글은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은 있었으나 인격적으로 준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낙심한 청년 브렝글은 속으로 ‘내가 남의 군화나 닦으려고 꿈을 좇아 대서양을 건너왔단 말인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불평 속에 마지못해 버텨 내던 중 어느 날 환상 중에 예수님께서 어부였던 제자들의 거칠고 더러운 발을 씻기기 위해 허리를 굽히시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 그는 조용히 “주님은 그들의 발을 씻기셨습니다. 저는 이제 그들의 구두를 닦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는 모습은 큰 깨달음이 됐다. 군화를 닦으면서 브렝글은 주님의 사람으로 다듬어졌고 결국 그 겸손한 섬김으로 구세군 사령관의 사명까지 감당하게 되었으며 수많은 저술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을 감동시켜 주님께로 이끌었다.

 섬김의 은사는 참 중요한 은사다. 섬김의 은사가 있는 곳에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오늘 이 시대 가장 필요한 은사는 바로 섬김의 은사다. 현대 사회는 지나친 개인주의와 편협한 이기주의로 인해 각종 불화와 갈등이 매일 심화되고 있다. 섬김의 은사는 이런 세태를 극복하기 위해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사모해야 할 성령의 은사다. 이 은사가 발휘되면 모든 갈등 원망 시비 다툼도 다 사라질 것이다. 날마다 성령으로 충만해 섬김의 은사를 실천함으로 가정과 교회 사회과 직장 그리고 이웃들에게 돌봄의 모범을 보여 우리의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마 23:11).

김에녹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