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스물세 살 더 많은 어머니는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연세이지만 오늘도 새벽 일찍 깨어 기도를 드리고, 집에서 나와 첫 지하철을 타고 세 정거장 거리를 가서 작은 빌딩의 청소를 한 뒤 다시 지하철을 타고 돌아와 아침을 드신다. 평생을 하루도 일을 거른 날이 없었던 어머니의 노고 덕분에 당신의 자식들은 공부를 하고 결혼을 했다. 이제 꾸부정해진 등, 그래서 생긴 역류성 식도염과 만성이 된 관절염까지 어머니의 몸은 별로 성한 데가 없다. 그렇게 당신의 몸이 닳고 닳도록 마모하여 자식을 키우고 공부시키며 어긋난 삶이 남긴 빚도 갚아냈다. 차곡차곡 모은 온라인 은행 영수증 뭉치를 들 때 나는 그 무게에 휘청하였다. 그리고 가슴 한쪽이 뻐근하고 저 밑에서부터 솟구치는 뜨거운 무엇에 머리가 온통 아득하였다.
가여운 인생이라고 어머니의 인생을 동정하다가 아파하다가 문득 그렇게 노동하며 멀고 먼 인생길을 살아온 어머니의 여정들이 한없이 신비롭다는 생각에 미쳤다. 마치 밤과 아침 사이의 여명처럼 이제 곧 밝아올 태양을 기다리는 듯한 어머니의 오늘은 실로 경이로웠다. 어머니의 삶은 무겁고도 고단했으나 나는 안다. 당신이 사랑하고 꿈꿔온 어떤 것이 그 모든 시간을 인내해 온 힘이었음을. 비록 짐을 지고 살아온 걸음이야 느리고도 무거웠으나 어머니는 끝내 고백할 것이다. ‘나는 하루하루 감동하고 감사하고 감내하며 살아왔다’고.
‘밥보다 꽃’이라 했던가. 당신이 지은 밥은 하나님을 향한 기도와 가족을 사랑한 영혼이 머물렀으므로 언제나 따뜻했고, 당신이 가꿔온 삶도 꽃처럼 아름다운 향기로 충만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