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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편리함이 때로는 악이 된다

이탈리아에는 70ℓ가 넘는 쓰레기봉투가 없다고 한다. 청소노동자들이 자기 몸보다 큰 쓰레기봉투를 들어 올리느라 요추염좌 추간판탈출증 같은 병을 많이 앓기 때문에 아예 70ℓ가 넘는 봉투를 판매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경우 100ℓ들이 봉투가 많이 팔리는 까닭은 쓰레기 배출량이 많은 사람들로선 한꺼번에 많은 양을 처리할 수 있는 큰 봉투가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누군가의 편리함이 때로는 누군가의 고통을 유발한다.

 모두가 잠든 심야나 새벽에 노동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국제암연구소는 야간노동이 2급 발암요인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어쩔 수 없더라도 야간노동을 줄여 누군가의 목숨을 지키려면 다수가 조금씩 불편하거나 비용을 조금 더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소중한 ‘사람’의 가치를 살리는 사회가 더 좋은 세상이다. 최근 발효된 ‘민식이법’도 마찬가지다. 스쿨존에서의 운전 규칙이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으니 운전자들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함께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어린이들의 생명을 지켜주니 착한 법이다.

 예수님은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 16:26)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우리들이 살면서 꼭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 하나를 제시하셨다. 육신의 목숨도 이토록 중요한데 영생으로 이어지는 구원은 또 얼마나 중요할까. 문제는 이 소중한 원칙들이 대개 여러 사람이 편하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자주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난다는 사실이다. 나의 편리함이 때로는 악이 될 수 있음을 마음에 두어야 한다.

 

기사입력 : 2020.05.31. am 10:38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