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는 것

"시 발레스 베네 에스트, 에고 발레오"(Si vales bene est, ego valeo). "당신이 잘 계시다면 잘 되었네요. 저도 잘 있습니다"라는 라틴어로, 당신이 편안해야 나 역시 평안하다는 인사말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행복의 척도가 '경쟁'에서 '공존'으로 바뀌었다. 우리 사회가 개인화되면서 사회적 자본이나 신뢰가 낮은 것으로 학자들은 평가해왔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로는 시민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마스크를 기부하는가 하면 위기 속에서 서로 돕고 협력해야 한다는 의식이 많이 깨어났다. 내가 평안하려면 나만 잘 사는 게 아니라 사돈의 팔촌까지 편안해야 한다.

3주 전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나의 평범한 일상은 뒤흔들렸다. 지척에 살고 계신 친정엄마는 낮에 집에 오셔서 아이들 먹을거리를 챙겨주고 집안 청소를 도와주셨다. 그러나 아버지 병간호로 가사를 도와주지 못하는 친정엄마의 부재는 워킹맘인 나를 혼란에 빠뜨렸다.

코로나19로 집돌이가 되어 버린 중학생 아들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고 던져진 싱크대안의 설거지거리, 널브러져 있는 빨래 등 집안이 엉망진창이다. 남편은 퇴근 후 집안 청소와 쓰레기 버리는 일을 하느라 그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쉬지도 못하고 일에 치여산다. 갱년기와 맞물린 나의 어려움은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뭐 하나 잘하는 일 없이 역할극을 수행하듯 엄마 주부 직장인 딸 노릇 등을 하느라 건강 상태가 바닥이 되었다.

지금껏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당신'(친정엄마)의 도움 덕분이었음을 알고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이 편안해야 함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잔인한 4월이 가고 푸르른 5월이 왔다. 서로 댁내 두루 편안하신지 물어야 할 때이다. 우리가 꿈꾸는 가정은 시편 128편에 나오는 그림일 듯싶다.
 

check1 - 가정의 주인은 누구인가?

1절-야훼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배우자의 생활이나 자녀들의 진로를 자신의 욕심으로 바꾸고 가르치려 한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각자 나름대로 주님이 계획하신 길이 있음을 기억하고 격려하고 기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의 기준, 가치가 우리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주인이 야훼이심을 기억하고 그분 안에 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check2 - 수고한 대로 거두는가?

2절-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요즘처럼 내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때가 있었을까? 아무리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산다 해도 다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의 계획은 코로나19 앞에서 좌절되거나 갈 길을 잃어버렸다. 불안감은 물론 실망감은 말할 것도 없다. 세상 편에서 우리의 수고가 '개고생'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나님 편에서 볼 때 우리는 그분의 뜻과 계획 안에 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때에 가장 좋은 것으로 우리에게 주신다.

check3 - 한 식탁에 둘러앉았는가?

3절-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 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바삐 사는 현대사회에서 모처럼 한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때다. 얼마만에 한 식탁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하게 되었는가? 식탁에 둘러앉아 있지만 다들 휴대폰에 코를 박고 있진 않은지? 어른들의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닌 자녀들의 이야기를, 마음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남편을 간호하는 친정엄마에게 사람들이 묻는다. "간병인이신가요?" 미우나 고우나 배우자밖에 없다. 옆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에 있다. 배우자 자녀 이웃 더 나아가 구역 식구들, 교회 일원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평안한지 살펴볼 때이다. 당신(주변)이 편안해야 내가 평안하기 때문이다.

Think! Thank!

Q1. 요즘 당신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Q2. 식탁에서 배우자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Q3. 서로 격려해 주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야훼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상대방의 이름)는 복이 있습니다(1절).

김선희 교수(교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