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와 고넬료는 각각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환상을 통해 욥바에 머물던 베드로가 고넬료의 주둔지인 가이사랴까지 초청받았다. 베드로는 유대인 중 처음으로 이방인의 집에 들어가 고넬료의 가족과 하인들과 부하들 앞에서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다.

먼저 베드로는 자신이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하나님께서 유대인 이방인을 가리지 않으시고 “각 나라 중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행하는 사람은 다 받으시는 줄”을 깨달았다고 겸허히 고백했다(행 10:34~35). 그리고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화평의 복음을 전하시고 그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셔서 두루 다니시며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사람을 고치신 것을 직접 목격한 대로 설명했다(행 10:36~38).

그다음 베드로는 구원의 메시지를 선포한다. 우선 그동안 여러 차례 베드로의 설교에서 빠짐없이 등장한 초대교회 설교의 ‘공식’과도 같은 ‘너희(유대인)가 예수를 죽였으나 하나님은 그를 살리셨고, 우리는 그에 대한 증인’이라는 주제를 언급하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요소들을 첨가했다(행 10:39~41). 그는 자신을 포함한 사도들이 “유대인의 땅과 예루살렘에서 그가 행하신 모든 일에 증인”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덧붙인다. 단순히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증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 전체의 증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이는 가룟 유다의 빈 자리를 채울 12번째 사도의 자격이기도 했다(행 1:21∼22).

그리고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증인’이 두 번 나오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앞뒤에서 감싸고 있다(행 10:39∼41). 또한 ‘증언하다’라는 동사가 두 번(42, 43절) 나오는데 이처럼 ‘증인’과 ‘증언하다’를 각각 두 번 사용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이 유대인의 경계를 넘어 이방인에게로 넘어가는 역사적인 시점에 전파하는 내용이 틀림없는 사실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베드로의 고넬료 집 설교는 특히 부활하신 주님께서 사도들에게 나타나신 것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자신들을 가리켜 특징적으로 “그를 모시고 음식을 먹은 우리”(행 10:41)라고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인성(人性)을 여전히 가지고 계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부활하신 주님은 바로 십자가를 지셨던 그분이시라는 것이다!

나아가 베드로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자신들에게 전도를 명하시면서 하나님께서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의 재판장으로 정하신 자”가 예수님이라는 것을 증언하게 하셨다고 말한다(행 10:42). 이는 사도신경에도 나오는 표현(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으로서 ‘죽은 자’를 심판하실 것이라는 말씀은 ‘죽은 자’가 분명히 부활할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또한 자신들만이 아니라 일찍이 구약 선지자들도 장차 오실 메시야에 대해 증언했다고 하면서 “그를 믿는 사람들이 다 그의 이름을 힘입어 죄 사함을 받는다”라고 함으로써 고넬료가 가지고 있을 구약 지식과 지혜롭게 연결지어 갔다. 여기까지 베드로가 말씀을 전했을 때 성령이 말씀 듣는 모든 사람에게 내려오셨다(행 10:44).

베드로의 고넬료 집 설교는 사도행전에 기록된 그의 설교 중 백미에 해당하는 것이며 기도나 안수 이외에 말씀을 선포하는 동안에 성령께서 강림하신 최초의 사건이기도 하다. 이처럼 성령께서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임하시고 역사하시고 변화시켜 가신다. 말씀을 대할 때마다 성령께서 임하시기를 기대하며 기도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호성 부목사(목회신학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