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부쩍 많이 하는 생각 중에 하나가 인류에게 백신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백신이 도입된 것은 종두법의 창시자인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서이다.

그는 어느 날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그것은 소젖 짜는 일을 하는 여자들이 천연두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제너는 연구 끝에 1796년 젖소의 유두에 생기는 우두(소 고름)를 채취해서 정원사의 아들에게 접종했다. 이것이 훗날 세계 최초의 백신이 되었다. 그래서 면역물질의 이름인 ‘백신’(Vaccine)은 라틴어 ‘바카’(Vacca)에서 왔는데 그 의미는 ‘암소’라는 뜻이다.

정원사의 아들이 최초의 임상시험 대상이 된 것이다. 만약에 정원사에게 믿음이 없었다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주사를 아들에게 투입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언젠가 우리 인류에게 우두를 생산하는 기술이 전 세계로 확산돼 천연두라는 병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그 때가 오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한 한 외과 의사의 믿음이 백신을 만들게 되었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의사의 치료를 믿고 기꺼이 투약을 허용해 세상은 백신의 존재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인류는 이제 천연두라는 질병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되었다.

누가복음 23장 46절에 예수님께서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라고 외치셨다. 예수님의 이 기도는 시편 31편 5절에 기록된 다윗의 기도와 동일하다. 또한 시편 31편 다윗의 기도는 하나님의 신뢰에 대한 고백으로 이어진다. “내가 나의 영을 주의 손에 부탁하나이다 진리의 하나님 야훼여 나를 속량하셨나이다.”

현대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당시 유대인들은 성경 구절 일부만을 언급하면서 해당 구절 전체를 상기 시키는 방법을 자주 사용했다고 한다. 예수님께서도 시편 31편을 인용하시면서 그 구절의 맥락을 모르지 않으셨을 것이다. 그것은 불안감에서 나오는 고백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는 기도였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흔들림 없이 하나님 아버지만을 신뢰하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앞날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미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고통의 소리만이 들려오는 것 같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고통의 상황에서 하나님만을 신뢰하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믿음으로 하루하루 견뎌야 한다.

어느 날 천연두가 정복된 것처럼 ‘절대긍정 절대감사’의 신앙 가운데 이 고난도 정복될 것이다. 이것이 종려 주일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