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에 대해 받았던 당황스러웠던 질문이 있었다. “이스라엘은 기독교국가 아닌가요?” 혹은 “이스라엘 국교가 유대교 아닌가요?”이다. 이 같은 질문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유대인이라고 하면 보통 까만 옷을 입고 다니는 종교 유대인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민주국가이다. 이스라엘의 국교가 유대교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 모든 종교를 허용한다고 한다. 이스라엘에는 유대교만이 아니라 이슬람교 기독교 불교 힌두교 그리고 바하이교라는 종교도 있다. 하이파에 가면 커다란 바하이 사원이 명소로서 자리 잡고 있는데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이런 국가에서 유대교는 생활종교이자 이 국가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이 유대인들이기에 자연스럽게 유대교적 율법과 규칙들이 삶 속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현대 이스라엘에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유대인들이 있다. 이들을 보통 메시아닉 유대인들(메시아닉쥬 Messianic Jews)이라고 한다. 우리는 보통 이런 사람들이 근현대에 이르러 등장하였다고 생각한다. 유대인들은 원래 예수님을 안 믿었는데 근래 들어서 복음을 듣고 생겨난 것이 메시아닉 유대인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초대 교회 탄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오순절 성령침례 사건이다. 예수님이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하나님이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오순절날 성령이 제자들에게 임하고 베드로의 설교를 통해서 3000명이 회개하고 초대 예루살렘 교회가 시작되었다. 놀랍게도 초대교회의 멤버들은 유대인들이었다. 예수님부터 제자들까지 모두 유대인들이었다. 이들을 통해서 지금의 교회가 시작되게 된 것이다. 그 당시 이들을 다른 유대인들은 나사렛당이라고 하면서 유대교의 한 분파로 인식했던 것 같다. 이들은 어찌 보면 현대에 나타난 예수님을 믿는 유대인들을 지칭하는 메시아닉 유대인들의 시초였다고 볼 수 있다.
메시아를 믿는 유대인 그룹이 초대 교회 이후 역사 속에서 잠시 등장했지만 이후 곧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 서서히 잊혀졌다. 그리고 남은 것은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죽인 민족’이라는 타이틀 뿐이었다. 사실 예수님을 죽인 것은 빌라도이고 초대교회 당시만 해도 상당수의 많은 유대인들이 예수를 메시아로서 고백하고 믿었다.
메시아닉 유대인들이라는 명칭은 사실 좀 불편한 명칭이다. 예수님을 믿는 유대인들을 메시아닉 유대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통 유대교에 대한 불편함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가 아는 보통의 유대교인들도 엄밀히 말하면 메시아닉 유대인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구약 성경 안에는 메시아의 도래에 대해서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모두 그 이야기를 알고 믿고 있다. 심지어 여전히 그들은 메시아를 기다린다. 한 지인이 전해준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그 지인이 살고 있던 집은 정통 유대인 아주머니의 집이었다. 하루는 아주머니가 말하길 자신은 왜 예수를 믿는 유대인들을 메시아닉 유대인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이야 말로 진짜 메시아닉 유대인들이라고 했다.
현대의 메시아닉 유대인들, 유대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유대인의 왕이요 세상의 구원자라고 믿는 이들이다. 이들은 오랜 시간 잊혀져 있었고 심지어 가족들 안에서도 몰래 믿어온 이들이 많았다. 세상을 떠돌게 된 유대민족들은 자신들만의 마을과 도시를 만들면서 그 안에서 살기 위해서는 유대교 전통의 법을 따르면서 살아야 했기에 그 신앙을 드러내 놓고 믿는다는 것은 쉽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언제 이들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을까? 역사적으로 볼 때 메시아닉 유대인들이라고 칭하는 유대 그리스도인들은 1967년 6일 전쟁이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1967년 6일 전쟁은 이스라엘에게 최악의 전쟁으로 꼽히는 전쟁이었다. 이스라엘 국가의 패망이 눈앞에 보이는 전쟁이었고 나라 전체가 초상집과 같았다고 한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전쟁은 6일 만에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나게 되고 예루살렘을 완벽하게 수복하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
예루살렘의 수복은 전 세계 수많은 유대인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고 사람들은 저마다 예루살렘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말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그 이후에도 유엔(UN)과 서방 국가들 그리고 아랍 국가들의 압력에도 예루살렘을 지켜내고 자신들의 수도로 삼아서 처절하게 지켜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전 세계에서 몰려든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을 방문하고자 갈망하였다. 그 가운데 비밀리에 신앙을 지켜오던 유대 그리스도인들은 이 사건을 하나님의 계시적 사건으로 보고 자신들을 드러내게 되었다.
세상의 복음은 유대인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나님은 이 민족을 선택하셔서 복음을 잉태하게 하시고 그 복음이 전 세계로 퍼져가게 하셨다. 그리고 이제 이 민족은 다시금 복음 앞에 서게 되었다. 사실 유대 그리스도인으로 이 땅에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는 유대교 법에 따라서 부여되는 시민권을 이들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이민국은 어떻게든 이들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으려고 하다. 이들로 인해서 유대인들의 정통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엄연한 민주국가 안에서 일어나는 종교적 박해는 어떻게 보면 서로 메시아를 바라는 마음은 같으나 다른 메시아를 바라보기 때문인 것 같다.
유대 그리스도인들은 사명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사도 바울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민족의 복음화와 예수 그리스도의 왕 되심을 고백하게 하는 사명이다. 이들은 무수한 어려움과 불편함 속에서도 복음을 끝까지 놓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동료이자 가족과도 같은 유대 그리스도인들을 위해서 우리는 함께 기도해야겠다. 주님이 선택하신 이 땅에 복음의 번성함이 있도록 말이다.
김요셉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