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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고넬료와 베드로의 환상

사도행전 1~9장은 구원의 복음이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어 ‘온 유대와 사마리아’까지 전파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는 또한 예루살렘의 초대교회가 그 영향력을 점차적으로 그 주변 지역에까지 확산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제 복음은 이스라엘의 경계를 넘어 ‘땅 끝’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길목에 위치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지리적인 경계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수많은 이방인들이 이 복음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 여기에서 이를 미리 예고하는 상징적인 인물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가 바로 로마 백부장 고넬료다.

 고넬료는 매우 긍정적으로 소개된다. 그는 “이달리야 부대라 하는 군대의 백부장”으로서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었다(행 10:1~2). 여기에서 사도행전에 특유한 용어가 나오는데 ‘경건하여…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표현이다. 이것은 ‘유대교로 개종하지는 않았지만(할례를 받지 않음) 유대교 신앙을 가진 이방인들’을 말한다. 빌립이 침례를 베푼 에디오피아 내시도 이런 사람 중 하나였다(행 8:26~39).

 고넬료 기사에서 환상은 마치 내비게이션과 같이 이야기 전개 방향을 미리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기할 것은 기도할 때 환상이 임한다는 것이다. 먼저 고넬료가 ‘제 구 시’(오후 3시) 기도 시간을 지키다가 환상을 보게 된다. ‘하나님의 사자’ 곧 ‘천사’가 나타나 하나님께서 그의 신앙을 인정하셨다는 사실을 알린다.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행 10:4). 놀라운 사실은 기도뿐만 아니라 구제도 하나님께 제물처럼 상달된다는 것이다(히 13:16 참조). 계속해서 고넬료는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행 10:5)는 명령을 받고서 하인 둘과 부하 가운데 ‘경건한 사람’ 한명을 보낸다.

 이번에는 베드로가 환상을 본다. ‘제 육 시’(정오) 기도 시간에 하늘에서 큰 보자기 같은 그릇 하나가 내려오는데 그 보자기의 네 귀가 땅에 드리워져 있고 그 안에 온갖 ‘부정한’(레 11장) 짐승들이 가득 섞여 있었다. 그러면서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 먹어라”는 음성이 들렸다. 그러자 그는 에스겔이 그랬던 것처럼(겔 4:14),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때 또 다른 음성이 들렸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이런 일이 세 번 반복된 후에 그 그릇이 하늘로 올라갔다(행 10:11~16). 베드로가 이 환상이 무슨 의미일까를 생각하고 있을 때(그는 나중에 가서야 이 환상의 의미를 깨우치게 된다)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도착했다. 성령께서 베드로에게 “내가 보낸 사람들이니 의심하지 말고 같이 가라”는 말씀을 주시자 그들과 함께 떠나게 된다.

 오늘의 말씀은 두 가지 예언이 성취되었음을 보여준다. 하나는 구원의 복음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를 넘어서 유대인과 이방인의 경계까지 이름으로써 사도행전 1장 8절의 예언이 성취되어감을 나타낸다. 다른 하나는 고넬료와 베드로가 차례대로 기도 중에 환상을 본 것은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행 2:17)라는 선지자 요엘의 예언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도행전은 성경의 예언은 반드시 성취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김호성 부목사(목회신학 담당)

 

기사입력 : 2020.01.12. am 11:14 (입력)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