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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물 같은 ‘성경’

온천물과 가정용 목욕물이 같은 듯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글이다.
 “온천에서는 설령 물의 온도가 낮더라도 뼛속까지 따끈함이 스미고 욕실을 나온 뒤에도 그 따뜻함은 쉽게 식지 않습니다. 하지만 집 안 욕실의 물은 뼛속까지 스며들지 않아 나오자마자 몸이 식어버립니다. 이건 아마 여러분도 체험해보신 적이 있겠지요. 대부분의 일본인은 온천에 몸을 담그고 후우 한숨 돌리면서 ‘응 그래, 이게 온천이지’ 하고 맨살로 ‘실감’하지만 평생 한 번도 온천에 몸을 담근 적이 없는 사람에게 이 ‘실감’을 말로 정확히 표현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직업으로서의 소설가’ 현대문학 펴냄)

 온천물이나 가정용 목욕물이 같은 온도라 하더라도 몸으로 실제 느끼는 ‘실감’은 너무나 다르다는 이야기다. 이 느낌은 말이나 글로써 설명할 수도 없다. 말 그대로 실제 느껴보는 수밖에….
 나에게는 성경을 읽는 느낌이 꼭 이와 같았다. 즉 세상에는 성경처럼 좋은 글과 좋은 책이 많지만 성경이 온천물이라면 다른 건 가정용 목욕물 같았다. 성경을 읽고 나서 오는 느낌이 온천의 느낌처럼 깊고 오래 간다면 여느 좋은 책은 가정용 목욕물 같았다고나 할까. 그 다름에 대해 뭐라고 알기 쉽게 표현할 수가 없으니 나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일단 읽어보세요. 그러면 깨달아질 거예요.” 실제로 그렇다. 게다가 성경을 읽고 나서 그 다름을 실감함으로써 우리는 하나님의 깊고도 오래된 사랑에 충만하게 빠져든다. 예배의 자리에 나와 성경 속 글자들이 살아 있는 말씀이 되어 내 온몸을 사로잡고 쿵쾅거리는 시간을 직접 누려본 사람들은 안다. 뼈에 닿는 온천물의 그 느낌처럼 말이다.

 

기사입력 : 2019.12.22. am 11:2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