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라는 말은 ‘넘어감’(pass over)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강 이편에서 저편으로,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이스라엘 사람들을 히브리인이라 하는데 이 뜻에 따르면 히브리인은 ‘강을 건너간 사람’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실 이스라엘 사람들 뿐 아니라 우리 모두는 히브리인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구주로 받아들였을 때 우리는 강을 건넌 히브리인이 된 것이다. ‘넘어간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 세상에는 ‘강을 건넌 사람과 아직 건너지 못한 사람’이라는 두 종류의 인간만 있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갈 때까지 가 봐야’ 한다. 마태복음 26장 58절에 이런 말씀이 나온다. “베드로가 멀찍이 예수를 따라 대제사장의 집 뜰에까지 가서 그 결말을 보려고 안에 들어가 하인들과 함께 앉아 있더라.”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했던 베드로는 ‘결말을 보고’ 싶어 했다. 베드로처럼 우리 역시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했던 이야기의 결말을 보아야만 하는 사람들이다. 결말을 보기 위해서는 갈 때까지 가봐야 한다. 깊은 데로 가야 한다. 우리 인생 가운데 한 번도 갈 때까지 가 보지 못하고, 결말을 보지 못하고 산다는 것 보다 더 큰 비극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결말을 보고야 말 사람들이다.
믿음의 강을 건너면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것을 보며 들을 수 없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 강을 건너야 결말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세상과 나는 간 곳 없고 구속한 주만 보이는 삶을 살 수 있다. 2019년을 마감하며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나는 지금 믿음의 강을 건넜는가?’
이태형 기록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