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획ㆍ특집 > 김요셉 목사의 Hello, Israel
유대인이 아닌 또 다른 이스라엘 사람들- 아랍 이스라엘인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민족은 유대민족이다.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든 삶의 규범들이 유대교 경전에 근간을 두고 제정되어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안식일이 되면 대중교통 수단들과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는 것은 강제력이 아닌 생활 규범 속에서 모두가 암묵적으로 지키고 있는 규율이다. 대속죄일이 되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다들 하루 종일 금식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와 같은 규율과 규범들은 안 지켜도 크게 범법 행위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여길 만큼 유대 규범들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에는 유대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독립 때부터 함께 해온 또 다른 큰 민족이 이스라엘 내에 존재한다. 바로 아랍 이스라엘 사람들이다.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을 방문해 조금만 주의 깊게 둘러 보면 느끼게 되는 것이 예루살렘에서 많은 아랍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아랍인들이 사는 구역이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가장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스라엘의 총 인구수 중 20%이상이 아랍 이스라엘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팔레스타인에 오랫동안 살아온 아랍사람들로서 이스라엘의 독립 당시에 당당하게 이스라엘의 시민권을 얻은 사람들이다.(물론 아랍인 중에는 크리스천도 있으며 무슬림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은 유대인들만의 국가라고 오해한다. 이스라엘이 독립할 때 분명히 유대국가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선언과 함께 유대 국가 안에서는 유대인들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살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스라엘은 건국 초기부터 유대인들과 아랍인 그리고 그 밖의 소수민족들이 어우러져 사는 나라인 것이다.


 12월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된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과 미국의 영향을 받은 나라들은 저마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즐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에는 이 시기가 되면 하누카라고 하는 빛의 절기인 수전절이 시작된다. 그래서 수전절에 연관된 하누카 촛대나 그런 종류의 것들만이 이스라엘의 12월을 밝힌다. 그러나 아랍 자치지구 크리스천들이 밀집해 사는 동네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난다. 특히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의 도시인 베들레헴과 나사렛에는 크리스마스축제 분위기가 더하다. 유대인들은 크리스마스를 지키지 않지만 아랍 크리스천들이 크리스마스를 지키고 즐기는 풍경은 이스라엘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이스라엘에 사는 아랍인들 중에는 크리스천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이 가톨릭이나 정교회의 신도들이긴 하지만 길게는 1000년 짧게는 500년 정도나 되는 신앙의 역사를 가진 이들이 아랍 크리스천들이다. 그들은 무슬림 아랍인들 사이에서도 살고 유대인 사이에서도 산다. 이스라엘이 성지인 만큼 수많은 성지 순례객들이 몰려오는 이 곳에서 순례객들을 안내하는 아랍 가이드들의 대부분은 크리스천들이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이 곳에서 살면서 듣고 배운 성지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야기꾼들이다. 베들레헴은 이 시기가 되면 아랍 크리스천들이 예수탄생기념교회와 광장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도시 가득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가 생각할 때 그들이 박해를 당하거나 소외를 당할 것이라고 보지만 의외로 그들은 도시와 사회의 곳곳에서 중요직을 담당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나사렛에 조성돼 있는 1세기 이스라엘 마을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랍 크리스천들이다. 그들은 1세기 유대 사마리아 지역의 생활 모습을 재현하면서 세계에서 방문하는 수많은 순례객들을 맞이한다. 그들은 신실하게 자신들의 영역에서 이 땅을 지키고 이 땅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아랍 이스라엘인들 중에는 이스라엘 독립전쟁 때 함께 싸운 이들도 있다. 그들은 이 땅을 사랑하며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는 각자가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죽음을 넘어 팔레스타인에 자신들의 국가를 세우는 유대인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이스라엘에는 유대인들만이 아닌 아랍인들도 살고 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진정 이들에게 화평을 주길 원하신다. 그들 가운데서 아랍 그리스도인들과 유대 그리스도인들은 서로를 향하여 손을 내밀고 있다. 우리는 이 땅에 아랍인과 유대인이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화합하기를 기도해야 한다.

김요셉 목사

 

기사입력 : 2019.12.22. am 10:5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