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란 '그리스도교(기독교)의 역사'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 공동체의 역사라는 점에서 '교회의 역사'라고도 말한다. 긴 역사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서 교회사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한다. 고대(초대)교회사, 중세교회사, 근대교회사, 여기에 종교개혁을 특별한 주제로 구별하여 종교개혁사를 포함시킬 수 있다(2018년 10월 14일자 '평신도를 위한 신학 강좌'를 참조). 각 시대마다 유구한 기독교 신앙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주제들로 충만하다. 교회사 산책을 통해 각 시대마다 펼쳐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향해 출발해보자.<편집자 주>

'최초의 동·서방 교회의 분열에 이르기까지'

325년 니케아 공의회로 시작된 삼위일체 논쟁은 381년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 이르러서야 일단락된다. 두 공의회 사이 약 60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와 관련하여 수많은 교회회의가 열렸다. 이러한 교회회의들 안에서 정통신학의 입장이 결정되었고, 관련 인물들에 대한 규율문제가 매듭지어지기도 했다. 이번 글과 다음 글에서는 4세기 삼위일체 논쟁과 관련하여 소집되었던 중요한 교회회의들을 살펴보면서, 니케아 공의회 이후 길고도 복잡하게 전개되었던 삼위일체 신학의 형성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1. 325년 이후의 상황

1) 뒤바뀐 상황
니케아 공의회(325년)에서 정죄된 아리우스는 몇 해 지나지 않아 교회에 받아들여졌다. 자신의 신앙이 니케아 공의회의 신앙고백과 다르지 않다며 제출한 개인적 신앙고백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다(335년 예루살렘 교회회의). 같은 해 황제는 아리우스를 파문했던 알렉산더 주교의 후계자 아타나시우스를 파문하고(335년 티루스 교회회의) 제국의 서쪽에 위치한 트리어(지금의 독일 라인란트팔츠주의 한 도시)로 추방했다. 황제의 입장에서는 격렬하게 아리우스의 사면을 반대하며 교회의 일치를 거부하던 아타나시우스가 제국의 안녕을 위해 더욱 위험한 인물로 여겨졌을 것이다. 

2) 황제의 죽음
2년 후 콘스탄티누스가 아리우스 논쟁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숨을 거두면서 상황은 복잡해졌다(337년). 콘스탄티누스가 생전에 부황제로 임명했던 그의 세 아들(콘스탄티누스 2세, 콘스탄티우스 2세, 콘스탄스)과 조카(달마티우스)가 제국을 분할하여 통치하게 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가운데 둘째 아들과 셋째 아들이 제국의 동방과 서방의 패권을 차지하면서 대립하게 되었다. 당시 제국의 서방은 아버지와 아들의 동일한 본질을 주장하는 소위 '호모우시아너(=니케아파)'가 주류였으며, 동방은 아리우스를 옹호하거나(안호뫼어) 또는 아리우스와 니케아파 사이에서 중용의 길을 모색하는 그룹(호뫼우시아너)이 교회를 주도하고 있었다. 동방과 서방의 황제는 자신들이 통치하게 된 지역의 신학적 입장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 

2. 안디옥공의회(341년)

이러한 상황에서 아타나시우스는 양쪽 제국 황제들뿐만 아니라 주교들 사이 힘겨루기의 표본이 됐다. 서방 황제와 서방교회 주교들은 그의 파면을 무효로 선언한 후 동방으로 되돌려보내려 했고, 반대로 동방 황제와 주교들은 아타나시우스를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이러한 대립은 미묘한 경쟁의식과 함께 정치적인 이유에서 비롯됐지만 서로 넘어서기 힘든 신학적 차이에서도 비롯됐다(아리우스를 정죄하면서 서방교회 측에서 만들어 선포한 '동일본질'이라는 말은 대부분의 동방 주교들에게 양태론적 주장으로 보일 수 있는 여지가 다분했다). 서방교회와 동방교회 각각 아타나시우스의 문제에 대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을 때 동방 황실 주교인 유세비우스는 341년 1월 6일 안디옥에서 열린 '교회 축성일 교회회의'에서 '제2차 안디옥정식'으로 불리는 신앙고백을 가결하며 서방교회 측과의 신학적인 차이를 좁히려 시도했다. 이 신앙고백은 동방교회가 강조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한 양태론적 이해를 명확히 거부하면서 니케아 신앙고백에서 핵심어였던 '동일본질'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반면에, 서방교회가 삼신론으로 오해하는 동방교회의 '세 휘포스타시스'라는 표현도 삭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디옥공의회 직후 열린 로마교회회의에서 서방 주교들이 아타나시우스를 복권시킴으로써 양측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3. 세르디카공의회(343년)

그사이 동방 황실 주교였던 유세비우스가 사망하자 서방 주교들은 이를 아타나시우스 문제 해결과 동시에 서방교회의 영향력을 제고(提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 했다. 그들은 콘스탄스 황제에게 전임 황제였던 아버지 콘스탄티누스가 아리우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최했던 전 세계 공의회를 다시 한 번 소집하도록 품의한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제국의 동쪽 국경에서 이민족의 잦은 침입에 전념하느라 여력이 없던 콘스탄티우스 2세는 동생의 강요에 못 이겨 제국 교회회의 소집에 합의했다. 공의회는 343년 가을 세르디카(현재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의 중심지역)에서 열리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여기에서 다루어지게 될 주요 논점 가운데 하나는 니케아 신앙고백에 관한 신학적 합의였으며 다른 하나는 아타나시우스의 복권에 대한 문제였다. 서방교회의 주교들은 동방교회 주교들보다 먼저 세르디카에 도착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서방주교들이 동방주교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회의를 열어 아타나시우스를 공동체에 받아들일 것을 결의해버렸던 것이다. 동방교회 주교들은 서방교회회의에서 이미 아타나시우스가 복권된 것을 알았다. 그들은 더 이상 공동회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필리포펠(현재 플로브디프)로 가서 자신들만의 회의를 열고 아타나시우스 파문을 재차 결의했다. 결국 양측은 서로를 파문했고 결국 이는 동방교회와 서방교회 최초의 공식 분열이 됐다.

김형건 목사(CAM대학선교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