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길을 예비한 자
자신을 ‘광야의 외치는 소리’로 표현

침례 요한은 예수님이 등장하시기 전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침례를 베풀며 활동했던 구약의 마지막 선지자이며 나실인이다. 부친인 제사장 사가랴와 아론 가문의 모친 엘리사벳 사이에서 태어난 침례 요한은 출생 전 가브리엘 천사장으로부터 이름과 주의 길을 예비하게 될 것을 예언 받았다.

 모친 엘리사벳이 예수의 모친 마리아와 친척관계이며 침례 요한은 예수님보다 6개월 먼저 출생한다. 나실인으로 지목된 요한은 공적 사역을 시작하기까지 광야에서 청빈한 삶을 살았다. 석청과 메뚜기를 먹고 낙타털로 옷을 지어 입었다. 성경 마가복음은 요한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요한은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로 주가 오실 길을 예비하는 선지자로 기록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죄를 용서받게 하는 회개의 침례를 선포하자 온 유대 지방 사람들과 온 예루살렘 주민들이 요한에게로 나아와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고 요단강에서 침례를 받는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선포했다. “나보다 더 능력이 있는 이가 내 뒤에 오십니다. 나는 몸을 굽혀서 그의 신발 끈을 풀 자격조차 없습니다. 나는 물로 여러분에게 침례를 주지만 그분은 성령으로 침례를 주실 것입니다.”

 그 무렵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침례를 받기 위해 갈릴리를 떠나 요단에 오셨고, 요한은 예수님을 알아보고 “내가 선생님께 침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내게 오셨습니까?”라고 질문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지금은 그렇게 하는 것이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라며 요한에게 침례를 받는다. 예수님이 침례를 받고 나오자 하늘이 열리고 하늘로부터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는 음성을 듣게 된다(마 3:17).

 침례 요한은 위대한 하나님의 종이었으나 언제나 “예수는 흥해야 하고 자신은 쇠해야 한다”(요 3:30)고 말하며 하나님이 자신에게 부여하신 정확한 위치에서 사역을 완성해갔다. 그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회개와 변화를 강조했지만 삶의 변화 없이 침례만을 받으려 했던 바리새인을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꾸짖었다. 침례를 위해 찾아온 세리들에게는 “정해준 것 외에는 더 받지 말 것”을, 군인들에게는 “아무에게도 협박하여 억지로 빼앗거나 거짓 고소를 하여 빼앗거나 속여서 빼앗지 말고 너희의 봉급으로 만족하라”고 가르치며 삶의 변화가 사람을 정결케 하는 것임을 깨닫게 했다.

 요한은 당시 갈릴리와 베레아의 분봉왕이었던 헤롯 안디바가 동생의 아내 헤로디아와 결혼한 부도덕함을 비판했다는 일로 옥에 갇히고 헤로디아의 농간에 의해 목 베임을 당하는 최후를 맞게 된다(마 14:6∼12; 막 6: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