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란 '그리스도교(기독교)의 역사'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 공동체의 역사라는 점에서 '교회의 역사'라고도 말한다. 긴 역사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서 교회사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시대로 구분한다. 고대(초대)교회사, 중세교회사, 근대교회사, 여기에 종교개혁을 특별한 주제로 구별하여 종교개혁사를 포함시킬 수 있다(2018년 10월 14일자 '평신도를 위한 신학 강좌'를 참조). 각 시대마다 유구한 기독교 신앙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주제들로 충만하다. 교회사 산책을 통해 각 시대마다 펼쳐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향해 출발해보자.     <편집자 주>

'아리우스 논쟁'

24년 7월 3일, 지금의 터키 서부지역에 위치했던 하드리아노플(현재 이름은 '에드리네')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승리한 콘스탄티누스는 동방의 라이벌 리키니우스 황제를 꺾고 제국의 일인통치자가 되었다. 제국을 통일한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바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관계에 대한 신학적 논쟁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통일된 로마제국의 일치를 위협했던 아리우스논쟁을 중심으로 삼위일체론 형성의 첫 번째 국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문제의 발단

<사진설명 : 알렉산드리아의 아리우스>

당시 이집트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알렉산드리아의 주교였던 알렉산더는 319년 교회회의를 소집하고 자신의 관할 구역에서 장로로 사역하고 있던 아리우스를 면직했다. 아리우스와 그를 따르던 자들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며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은 항상 아버지였던 것은 아니다. 그분은 아버지가 아니었던 때가 있었다. 로고스(아들)는 항상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무(無)에서 태어나셨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들은 존재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로고스(아들)는 창조물이자 피조물이다. 그는 본질(우시아)상 아버지와 같지 않고, 아버지의 참된 지혜도 아니다. 그는 우리를 위해 창조되었고 하나님 아버지는 그를 도구처럼 사용하셔서 우리를 창조하셨다….'

 그러나 324년에 물러난 동방의 황제 리키니우스가 관할하던 지역에서 열린 교회회의들이 319년의 결정을 거부하고 아리우스의 주장을 승인하면서 결과적으로 알렉산더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 더욱이 그들로부터 알렉산더 주교는 아리우스를 복권하라는 압력을 받아야만 했다. 양측의 대립은 사회적으로 점차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으며 이후로도 꽤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국의 통일을 이루어낸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어쩌면 제국의 일치를 위해 중요한 교회의 일치를 쓸데없이 해칠 수 있는 이 사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몇 차례 열린 교회회의들에서도 별다른 결론이 나지 않자 마침내 황제는 324년 9월 자신의 친척이었던 코르도바의 오시우스를 평화사절로 삼아 알렉산드리아에 파견했지만 그의 중재 노력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을 위해 황제는 대규모 공의회를 니케아에 소집했다.

2. 니케아공의회
공의회에 참석한 교부들은 각자 자기 지역을 대표했기 때문에 니케아공의회는 교회사에서 첫 번째로 열린 '전 세계 공의회'였다(20세기에 열렸던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21번째 세계공의회이다). 300여 명의 주교가 제국 전역으로부터 니케아에 속속 도착했다. 훗날 어떤 이는 참석자를 250명 이상으로 또 다른 이는 300명 이상으로 그리고 콕 짚어서 318명(창세기 14장 14절에서 언급된 아브라함의 종의 숫자)으로 보고하는 이도 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220명의 참석자 명단이 남아있다.

<사진설명 : 니케아공의회 325>

 참석하는 모든 주교는 물론 수행원들의 여행경비까지 모두 황제가 지원했다. 먼 여행길에서 쌓인 피로로 가득했던 참석자들 앞에 펄럭이는 자주색 망토와 황금빛 왕관을 쓴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위풍당당하게 나타나자 주교들은 웅성거렸다. 로마제국을 통일하고 박해로부터 그리스도인들을 구해내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황제야말로 그들이 보기에 '최고 사제'(Pontifex Maximus)가 아닐 수 없었다. 공의회에 참석한 주교들은 주로 그리스 문화의 배경을 가진 동방에서 온 주교들이었다. 서방 교회에서 참석한 사람은 매우 적었다. 대부분의 주교들은 아리우스를 단죄하고 파문하는 것에 찬성했다. 공의회의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카이사레아의 유세비우스가 신앙고백을 작성하고 참석한 주교들은 이에 동의했다.

 특별히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요구에 따라 '아버지와 아들은 동일본질이다'라는 문구가 신앙고백에 포함되었는데, 이 용어는 성자가 성부와 동일한 본질(우시아)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아들이 아버지에게 종속되거나 열등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황제가 강력히 지지하는 신앙고백이었기 때문에 아리우스와 함께 추방당한 두 명의 주교를 제외한 나머지 주교들은 모두 이 신앙고백에 기꺼이 서명했다. 이 신경은 아래와 같다.

3. 니케아공의회의 신앙고백(니케아신경)

<사진설명 : 6세기경 기록된 니케아신경 사본>

'우리는 한 분이신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분은 전능하신 아버지이시며 유형무형한 만물의 창조주이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한 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외아들이시며 아버지께로부터 태어나셨으니 곧 아버지의 본질로부터 나셨습니다. 그는 하나님에게서 나신 하나님이시며 빛에서 나신 빛이시며 참 하나님에게서 나신 참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창조되지 않고 태어나셨으며 아버지와 본질에서 같으십니다. 그분으로 말미암아 만물이 하늘에 있는 것들이나 땅에 있는 것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인간을 위해 구원을 위해 오시어 육신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셨으며 고난을 받으시고 사흗날에 부활하시고 하늘로 올라가셨으며 산 자들과 죽은 자들을 심판하러 오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성령을 믿습니다.

 그분(아들)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다거나 그분은 나시기 전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가 물질로부터 생겨났다거나 다른 휘포스타시스 또는 우시아, 즉 다른 본질에서 비롯된 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 창조되었으며 변하실 수 있으며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편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는 파문합니다.'

4. 공의회의 결정사항들
니케아공의회에 모인 주교들은 아리우스의 주장에 대한 결정 외에도 몇 가지 교회의 규범들에 대해 논의했으며 일치된 결론을 내렸다. 먼저 동방과 서방이 다르게 지내고 있던 부활절 날짜를 서방(로마와 알렉산드리아)이 지키고 있는 날짜로 채택했다. 주교들의 결혼생활에 대해 공의회는 주교 사제 부사제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결의했다.

 또한 박해로 인해 생겨난 문제들에 대해서도 결정을 내렸다. 즉 박해에 못 이겨 자의적 또는 타의적으로 황제숭배에 참여한 배교자들을 교회로 받아들일 때 침례를 다시 베풀어야 하는지, 만약 그래야 한다면 어떤 참회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등에 관해서였다. 특별히 아리우스의 주장에 대한 공의회의 합의는 얼마 가지 않아서 위기를 맞게 되는데 그것은 '동일본질'이라는 용어의 문제 때문이었다.

김형건 목사(CAM대학선교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