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몸이 몹시 피곤하고 소화가 안됐다. 병원에 가서 초음파 사진을 찍었는데 자궁 안이 새까매서 보이지 않았다. 의사는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권해 다시 종합병원을 찾아갔다. 그런데 갑자기 배에 물이 차올랐다. 응급실에서 6리터 이상의 복수를 빼냈는데 며칠이 지나면 다시 복수가 차올랐고 폐와 심장에도 물이 고여 빼내기를 여러 차례 했다.
나는 지난해 11월 28일 난소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암이 이미 장기에 전이된 상태였다. 머리까지 전이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세 번의 환상을 봤다. 오른 쪽에 하얀 가운을 입은 분이 서 계셨는데 “딸아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 너를 낫게 하리라”고 말씀하셨다. 환상을 보고 하나님이 살려주시겠구나 싶었다. 그 후로 항암주사를 맞아도 전혀 아프지 않았다. 수시로 성경말씀을 외우고 조용기 목사님과 이영훈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내 몸이 건강해질 것을 믿고 간절히 기도했다.
두 달 동안 대변을 못 봐서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병원에서는 대변이 장에 붙어 더 이상 살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죽음을 앞두고 있으니 매일 새벽예배를 다니며 은혜 받았던 시간들, 여선교회에서 16년 동안 봉사하며 기뻤던 시간들, 강서대교구에서 지역예배 드리며 즐겁게 신앙 생활했던 시간들, 3년 연속 전도상을 받을 만큼 열심히 전도하며 행복했던 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하나님 저 이제 마지막인가 봐요. 그런데 지금 떠나고 싶지 않아요. 다시 전도하게 해주세요.” 간절한 기도가 나왔다. 시간이 흐른 뒤 설사가 계속 나와 장에 붙어있던 변이 다 빠져나갔다. 아직 온 몸에 암세포는 있었지만 분명 이것은 기적이었다.
세 차례의 항암주사를 맞은 후 수술을 받기로 했다. 사실 수술하면 장을 잘라내기 때문에 평생 대변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한다고 해서 하고 싶지 않았다. 78세에 큰 수술이 부담스러웠지만 가족들의 강권으로 수술을 받기로 했다.
올해 3월 28일 8시간 반 동안의 대수술이 진행됐다. 몸 전체에 퍼진 암을 제거하기 위해 자궁과 난소를 들어내고 간 3분의 1을 잘랐다. 비장을 제거하고 직장 4분의 1을 잘라내고 췌장의 반을 없앴다. 암이 전이된 부분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회복 속도도 빨랐다. 다행히 대변주머니도 차지 않고 화장실도 갈 수 있게 됐다. 건강히 회복하는 나를 보며 담당의사는 “교회에 다니세요? 하나님이 살리셨네요”라며 놀라워했다.
이후 세 차례의 항암주사를 맞고 올해 7월 14일 검사해보니 암세포 0%라는 결과가 나왔다. 할렐루야! 하나님이 하신 일이었다. 기적은 또 일어났다. 의사는 난소 오른쪽 림프관에 물이 고였으니 빼내는 수술을 하자고 했다. 9월 28일 수술을 위해 입원을 했는데 림프관에 고인 물이 모두 사라져서 그냥 퇴원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다.
도무지 살 수 있는 가망이라고는 없었던 내가 교회에 나와 예배드리고 영광대학에도 갈 수 있게 된 것은 교구 담당 김현동 목사님과 교구 식구들, 권사회 권사님들의 끊임없는 중보기도 덕분이다. 금요성령대망회 때도 많은 성도들이 나를 위해 기도해주셨다. 주님의 은혜로 새 삶을 얻었으니 다시 힘을 내어 전도에 힘쓸 것이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정리=이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