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삐죽삐죽한 상록수에 반짝반짝 오색전등과 각종 장식들을 달아매고 커다란 다윗의 별을 맨 꼭대기에 달아놓은 ‘크리스마스 트리’(Christmas Tree)는 한해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거리 풍경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기원과 관련해서는 고대 이집트에서의 동지제(冬至祭) 때의 나뭇가지 장식과 로마의 축제 행렬에서의 촛불을 단 월계수 가지 장식 등 고대의 ‘거룩한 나무’(聖木) 숭배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긴 하지만 단지 추측일 뿐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전나무를 사용하게 된 일화가 있다. 8세기경 독일에 파견된 선교사 오딘은 당시 신성하다고 여겨진 떡갈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야만적 풍습을 중지시키기 위해 그 떡갈나무 옆의 전나무를 가리키며 “이 나뭇가지를 가지고 집에 돌아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라”고 설교한 것으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이다.
보다 그럴듯한 일화는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M. Luthern)로부터 유래한다.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 루터는 숲속을 산책하고 있었다. 평소 어둡던 숲이 등불을 켜놓은 듯 환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영롱한 달빛이 소복하게 눈이 쌓인 전나무 위에 비춰 주변을 환하게 밝히며 아름다운 빛의 향연이 벌어진 것이다. 그것을 본 순간 루터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인간은 저 전나무와도 같다. 한 개인은 어둠 속의 초라한 나무와도 같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받으면 주변에 아름다운 빛을 비출 수 있는 존재이다.” 그는 이 깨달음을 설명하기 위해 전나무 하나를 집으로 가져왔고 그 전나무에 눈 모양의 솜과 빛을 발하는 리본과 촛불을 장식했다. 이것이 ‘크리스마스 트리’의 시작이라고 한다.
김에녹 목사